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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話] “부모님 집 사게 3억만 빌려줘” 이 여대생은 효녀일까?

[기타] | 발행시간: 2015.08.09일 09:20

최근 중국에서 미모의 한 여대생이 실명으로 인터넷에 게시한 글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자신을 쓰촨 사범 대학을 갓 졸업한‘판스베이(樊師貝)’라고 밝힌 그녀는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200만 위안(3억 8천만 원)을 빌리고 싶다는 아주 이례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그녀는 글을 통해 시내에 부모님 집 한 채를 사드리고 인테리어 비용과 부모님 사회 보험료를 낼 만큼의 돈이 필요하다며 누군가 자신에게 무이자로 200만 위안을 빌려주길 희망했다. 그리고 비록 현재는 직업이 없지만 15년 이내에 빌린 돈을 모두 갚겠다는 당찬 계획도 밝혔다. 또 자신의 인생 후반기는 돈을 빌려준 사람과 함께 할 것이라며 이후에 번 돈은 모두 그의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의 글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네티즌 사이에 때 아닌 효도 논쟁이 벌어졌다. 논란의 핵심은 그녀의 행동이 진정한 효심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남에게 의존하려는 현 세태를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한 네티즌은 효도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지만 '능력껏 하는 것이 최고'라고 충고하는가 하면 어떤 네티즌은 한 푼도 벌어 보지 못한 사람이 200만 위안을 15년 안에 갚는다는 것은 봉급생활자로서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판스베이 “효심의 발로다. 일시적인 객기 아니다”



논란이 일자 그녀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판스베이(樊師貝)’는 인터뷰를 통해 논란이 된 글은 오랜 기간 생각해서 결정한 것이라며 결코 일시적으로 객기를 부린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가정 형편을 털어 놓았다. 그녀는 1993년 쓰촨성(四川省) 이빈시(宜?市)의 한 농촌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올해 67세로, 어머니는 농사를 지었다고 말한다.

당시 가족들은 매일 새벽녘 밭에 나가 일하고 저녁 달이 뜬 뒤에도 일찍 돌아오지 못했다. 심지어 엄마는 생신에도 쉬지 못하고 항상 밭에 나가 일을 해야 했다. 그러다 그녀가 14살 되던 무렵 가족과 함께 ‘루저우(瀘州)’ 시내로 이사했다. 하지만 엄마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줄곧 일을 하지 못했고 아버지는 점포 하나를 빌려 생계를 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가게가 달린 집에서 서른이 넘은 오빠 2명과 함께 해 모두 일가족 5명이 한 집에 살고 있다.

“부모님께 효도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녀는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지만 부모의 슬하에서 따뜻하게 자랐다고 말한다. 하지만 두 오빠는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지 못한다. 중국에서 요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부모에 얹혀사는 이른바 ‘캥거루족’이다. 이 때문에 환갑을 넘긴 아버지가 가계를 책임지고 생활비를 벌어야 형편이다. 그래서 그녀는 평소 부모님의 노후 생활이 행복하고 편안하길 바라는 꿈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6월에 발생한 한 노부부 사고 소식은 판스베이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때부터 자신의 꿈을 빨리 실현시켜야겠다는 조급증도 생겼다. 뉴스에 따르면 한 노부부는 사고 나기 직전 그들의 아들에게 잘 지내고 있다는 안부 문자를 보낸 뒤 바로 그날 저녁 생각지도 않은 사고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사고 소식을 접한 뒤부터 그녀는 '부모님이 자신을 기다려 주지 못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생겼다고 한다. 부모님께서 여생을 행복하게 보내길 바라는 소망이 있는데 말이다.

그녀가 200만 위안을 빌리려는 이유?

판스베이(樊師貝)는 200만 위안이 있으면 이런 자신의 꿈을 조기에 실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하지만 당장 손에 쥔 돈이 없다. 200만 위안을 마련할 방법을 고민하던 그녀는 관광 가이드를 생각했다. 작년에 가이드 자격을 딴 뒤 한 달 넘게 가이드 일을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당시 중국어 가이드는 1년에 최고 많이 벌면 20만 위안(약 3,800만 원)을 벌 수 있고, 인솔 가이드는 경기만 좋으면 연간 100 만 위안(1억 8천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만약 부모님 주택을 구입 한다면 대출금을 제외한 자기 부담금 20만 위안, 부모님 종신 사회 보험 40만 위안, 여기에 실내 인테리어와 가전 구입비 등 20만 위안 등 당장 총 80만 위안이 필요하다. 그녀가 가이드를 한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4년을 벌어야 가능한 액수다. 그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 5년 동안 영어 공부에 전념해 해외 여행단의 인솔 가이드가 되어서 연봉 100만 위안의 고액 연봉자가 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역시 부모님이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생각을 접었다. 결국 판스베이는 사회에서 부(富)로 성공한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자신에게 200만 위안을 도와주면 15년 안에 원금을 상환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자 부분에 대해서는 판스베이는 자신의 청춘과 남은 여생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당신은 마치 나의 두 번째 부모와 같다. 부모님은 늙었다. 내 평생 곁에 함께 할 수 없다. 나는 인생 후반기를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다. 게다가 내가 번 재산은 모두 당신의 소유다”고 말했다. 판스베이를 도와 인터넷에 글을 올린 친구 한빈(韓斌) 역시 이런 그녀의 방안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는 “그녀는 정신병자가 아니다. 그녀의 개인 품성과 도덕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 나는 그녀의 취지에 공감한다. 나도 조금씩 그녀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의 방식은 효도가 아니다"…왜?



하지만 200만 위안을 빌려 미리 효도한다는 이런 판스베이의 생각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사회학자 후광웨이(胡光?) 교수는 인터뷰에서 너무 경솔하고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후 교수는 직업이 없는데다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여성이 왜 200만 위안의 도움을 받으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요즘 일하지 않고 돈을 벌려는 세태가 반영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특히 이 여학생처럼 외모가 예쁜 사람일수록 자기 처신을 잘해야 한다며 착실하게 일을 하고 허황된 생각을 갖지 말라고 충고했다. 또 후 교수는 그녀가 만약 자신의 노력으로 3,000 위안(약 57만 원)을 벌어서 부모님에게 드린다면 효도를 다하는 것이지만 남에게 도움을 받아하는 효도는 그녀 부모 역시 즐거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네티즌들의 반응도 차갑게 돌아섰다. 한 네티즌은 효도라는 명분을 내세워 ‘몸을 팔겠다'는 본질을 호도하지 말라며 효심을 모욕했다고 맹비난하는가 하면 효도의 방식은 다양하지만 부모의 체면을 훼손하지 말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또한 많은 네티즌들이 그녀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판스베이가 태어난 이빈(宜?)에서 부모님이 농사지을 때는 가정 형편이 어려웠지만 루저우(瀘州)로 이사한 뒤에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한 그녀의 인터뷰를 문제 삼았다. 그녀는 현재 아버지가 시내 길가에 상가를 낸 뒤 가정 형편이 이전보다 나아졌다며 지난 한해 아버지의 수입이 20여 만 위안(3천 8백만 원 이상)이라고 했다. 다만 저축할 돈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욱 차갑게 돌아섰다. 가정 형편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은 것이다.

교육전문가들 조차 부모님이 생각하는 행복은 큰 집에서 사는 게 아니라 자식이 잘돼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언론들도 요즘 젊은 세대에서 나타나는 ‘불로이획(不勞而獲)’의 한 단면이라며 개탄하고 있다. 자기 스스로 열심히 일하지 않고 남의 단물만 빼먹으려는 심리라는 것이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취업 연령인데도 일을 안 하고 무위도식하는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한 이른바 '기생(寄生)처벌법'이 논란이 되고 있다. 경제 상황을 무시한 무리한 입법 아니냐는 반대 여론도 있지만 얼마나 그런 사람들이 많으면 처벌 법까지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라는 성경 말씀도 있지만 무더운 여름철에도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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