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 정상이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북핵 문제를 다루기로 한 것과 관련해 북한은 예상외로 차분한 모습입니다.
비난을 자제한 채 미국에 유화의 손짓을 보내고 있는데, 본격적인 대화 기조로 들어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권민석 기자입니다.
[기자]
한미 정상이 북한이 가장 민감해 하는 핵과 인권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룬 공동 성명을 내면서 북한의 반발이 우려됐습니다.
하지만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북한 외무성 성명은 예상을 벗어난 이례적인 것이었습니다.
외무성은 북미 간 신뢰를 조성하면 핵 군비 경쟁을 끝내고 평화를 다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포기하고 평화협정 체결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제70차 유엔총회에서도 미국을 향해 평화협정을 제안했습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
"미국이 대담하게 정책 전환을 하게 되면 조선반도의 안전 환경은 극적인 개선을 맞이하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미국의 안보상 우려 점들도 해소되게 될 것입니다."
또 평소였다면 우리 측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겠지만, 북한은 대남 비판마저 자제했습니다.
오는 20일, 1년 8개월 만의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판을 깨지 않으려는 듯한 신중한 모습입니다.
이에 더해 6자 회담 재개 메시지를 전달한 류윈산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의 방북을 계기로 경색됐던 북·중 관계의 변화도 감지됩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당분간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도발에 섣불리 나서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북한이) 경제 문제에 집중하면서 대외 관계 개선에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북·중 관계를 다시 회복시키고 북미 관계도 개선하면서 현재의 남북관계 흐름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 압박과 6자 회담 재개 요구에 대해 북미 평화협정을 주장하면서, 대북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대화의 장이 마련될지 주목됩니다.
YTN 권민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