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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잇는 국수사랑 … "오래 오래 사세요^^"

[기타] | 발행시간: 2012.04.26일 10:39

'수영회국수'의 회국수 양념은 함흥냉면을 연상케한다.

특색 있다고 소문난 국숫집 2곳

'국수'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탈리아 음식 가운데 스파게티가 유독 우리나라에서 잘 팔리는 이유도 각별한 국수 사랑 덕분이란다. 참으로 많은 세상의 국숫집 가운데 특색 있다고 소문난 두 곳을 다녀왔다. 맛은 달라도 공통점을 발견했다. 세상에 알려져 단골들까지 줄 서는 것이 싫다! 국수처럼 길게 면면히 이어지길 바랄 뿐이란다. 국수는 원래 장수(長壽)를 상징했다.

회국수의 숨은 최고봉 … 광안동 '수영회국수'

수북한 가오리회에 시원한 멸치 국물

며칠간 외국 출장을 다녀와 맨 먼저 찾은 곳이 '수영회국수'였다. 뭔가 매콤하면서 씹는 맛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누가 부산 사람 아니랄까봐 그런다.

전국적으로 이름난 부산 회국수는 사전에도 나온다. '부산 지역에서 만들어 먹는 국수의 일종, 회를 넣어 먹는 부산 지역의 비빔국수'라는 설명이다. 부산에는 회국수, 포항에는 물회국수가 있다.

'수영회국수'는 부산의 대표적인 유흥가인 수영교차로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아마도 이 같은 지리적 여건이 이 집 맛의 성격을 규정지은 것 같다. 벽지도 오래되었다. 좋게 말해 고풍스러운 분위기.

그게 사람 좋아보이는 주인 부부와 잘 어울린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옛날처럼 밤새 놀지 않아. 2차, 3차 가면 마누라가 밥을 주나, 쫓아내지. 이제는 노래 부르기도 지겹고…." 국수를 내면서 고명처럼 들어가는 잔소리가 정겨운 곳이다.

국수 장사 20년, 이곳에서만 11년째. 처음에는 점심은 하지 않고 저녁 장사만 했다. 낮 손님이 점점 많아져서 점심 장사까지 하게 되었단다.

수북한 회비빔국수에 신기하게도 어묵 국물이 따라 나온다. 멸치를 진하게 우려낸 국물이 아주 시원해 아예 코를 박는다. 주당이라면 술 생각도 나겠다. 예부터 선주후면(先酒後麵), 자리에 앉으면 먼저 술을 들고 후에 국수를 먹는다고 했다. 국숫집에서 마시는 소주가 운치 있다. 가오리 회가 꽤 많이 들어 있어 가볍게 술 한잔 하기에도 괜찮다.

회국수 맛은 함흥냉면에 가깝다.(실제로 함흥냉면의 양념은 비빔국수와 별 차이가 없다.) 졸깃한 면으로 바꾸면 함흥냉면이라고 불러도 되겠다. 면이 무조건 졸깃해야 좋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보기와 달리 양념이 그리 맵지 않아서 좋다.

부산에 살아서 아쉬운 점의 하나가 바로 냉면이다. 함흥냉면이 생각나면 여기를 찾아와야겠다. 부추가 많이 든 온국수는 색깔도 맛도 은은하다. 구포국수, 순창찰고추장, 대저상추 등 다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 단맛은 매실청으로 낸다.

온국수

회비빔국수 보통 6천 원, 비빔국수 4천 원, 온국수 3천 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부산 수영구 광안3동 77의 1. 수영팔도시장에서 동방오거리 방향 도로 100m 지점 우측 골목. 051-752-5788.

'다미국수'의 온국수에는 숙주나물이 수북하게 나온다.

색다른 온국수 … 연산동 '다미국수'

화려한 비빔, 고소한 콩국수

음식은 오감으로 먹는다. 눈이 먼저 먹고 다음이 미각이다. 인터넷에서 '다미국수'의 사진을 보고는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밖에서 보니 국숫집보다는 일본의 우동이나 라멘집 같다. 깔끔한 실내에 주방도 개방형이다. 이날 동행한 여성은 먹어보기도 전에 가게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며 다음에 다시 와야겠단다. 요즘에는 장사를 하려면 이렇게 여성의 취향에 맞추어야 한다.

영업시간을 잘 보이게 붙여 놓았는데 '영업휴식시간'이란 낯선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음식점은 대개 혼자 아니면 가족끼리 한다.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휴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영세한 국숫집 답지 않은 영업방침, 그 고집이 마음에 든다.

먼저 회국수를 시켰다. 꽃무늬가 새겨진 도자기에 새빨갛고 먹음직한 회국수가 나왔다. 맛뿐만 아니라 디자인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눈치다. 그래서 국수 한 그릇에도 대접받는 기분이 난다.

회국수에 든 가오리는 어느 집보다 졸깃하다. 같이 나오는 국물은 진하면서 부드럽다. 단맛도 언뜻 비쳐 어디서 나오는 맛인지 궁금하다. 가느다란 세면(細麵)은 좀 굵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콩국수

역시 도자기 그릇에 나오는 콩국수에는 깨가 하늘의 별처럼 박혀 있다. 이 콩국수 좋아하는 팬들이 꽤 많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시원한 이 콩국수 생각이 날 것 같다. 다미국수의 하이라이트는 온국수다. 온국수에는 숙주나물 고명이 엄청 많이 들었다. 숙주나물 덕분에 온국수는 쌀국수와 모양이 비슷해졌다. 이 온국수의 맛과 향이 좀 묘하다. 물 건너 온 국수 같은 풍미가 독특하다. 양도 푸짐해 배가 많이 부르다. 녹두나물은 맛이 쉽게 변해 숙주나물이라 불리게 되었단다. 숙주나물 덕분에 온국수의 맛이 달라졌을까.

'다미'는 가게 분위기와 맞고 어감이 좋아서 이름을 그렇게 붙였단다. 진중하고 과묵해 보이는 사장님이 손님 응대보다는 음식 만드는 일에 신경을 더 집중하는 것 같다.

온국수 4천 원, 비빔국수 4천500 원, 회국수 5천500 원, 콩국수 4천5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오후 3시~5시 30분 휴식). 일요일은 오후 4시까지. 부산 연제구 연산9동 401의 25. 한양아파트 버스정류소 앞. 051-751-0379.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사진=블로거 '울이삐'(busanwhere.blog.m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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