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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엄마들, 안보법제 반대외치다

[기타] | 발행시간: 2015.11.01일 12:14

“제게는 중2 아들이 있습니다만 자칫하면 이 아이를 전쟁터에 내보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제대로 된 정치가라면 전쟁을 적극적으로 말리거나 가능한 한 전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진력해야겠지만 지금 아베 정권은 정 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안보법안을 다수로 밀어붙였습니다. 이 같은 사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 우리 엄마들도 나섰습니다.”

31일 일본 도쿄 도심 한복판인 이케부쿠로역 서쪽 광장에서 들려오는 카랑카랑한 젊은 여성의 목소리다. 오후 3시부터 엄마들과 아이들, 그리고 이들을 지지하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안보관련법 반대 집회가 열린 것이다. 마이크를 잡고 선 오타케 아키코씨의 발언이 오늘 집회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고 있다. 그는 이어 “70년 전 수많은 엄마들이 아들들을 전쟁터에 내보냈는데 지금 다시 그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니 이건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즘 일본의 젊은 엄마들이 크게 분노하면서 구체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올 들어 ‘안보 관련법에 반대하는 어머니 모임(마마노카이·ママの會, http://mothers-no-war.colorballoons.net)’가 결성되어 전국 곳곳에서 매주 반대집회가 열리고 있다. 때마침 일본 시민단체 연합(‘전쟁을 시키지 말라! 헌법 9조를 무너뜨리지 말라! 총궐기 행동 실행위원회’)이 내년 5월 3일(평화헌법 공포일)까지 안보법 폐지를 요구하는 2000만명 서명운동을 펼치겠다는 발표도 있었던 터라 ‘마마노카이’의 집회는 더욱 힘이 넘쳐보였다.

이날 현장에서 집회를 이끌었던 마쓰다 히로미씨는 자신을 두 아이의 엄마이자 보육교사라고 소개하면서 현재 전국 60곳에서 자발적으로 마마노카이 지부가 결성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마노카이 활동은 국회 앞 데모를 비롯해 주요 지하철역 앞 광장에서 벌이는 시민집회, 서명운동, 주변 엄마들과 정보공유 및 활동 연대 등을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네 살짜리 아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쓰카모토 미키씨는 7월부터 마마노카이에 참여해왔다고 했다. 원래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2011년 3·11 동일본대지진 때 취했던 정부의 굼뜬 수습과 후쿠시마원전 폭발사고 이후 뭔가 숨기는 듯한 정부의 태도를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특히 아베 총리가 안보법제를 강행 추진하는 것을 보면서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절실하게 느껴 집회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고 있다.

찬조연설을 맡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학생긴급행동(SEALDs)’의 한 멤버는 “민주주의는 참 어렵다”고 전제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 같은 토요일 오후 쇼핑도 하고 운동클럽에 가서 쉬면서 즐기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그럼에도 국민이 제대로 나라를 세워가야 하기에 이 자리에 나서게 됐다고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와 분발을 촉구했다. 이런 마음이 전해진 덕분인지 젊은 청년들의 참석도 적지 않았다. 특히 펑크스타일로 복장을 갖춘 젊은이들도 집회에 참석해 반대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도처에서 보였다.

일본 시민사회가 지금 아베정권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일본의 한 언론인은 “큰 애가 지금 고3인데도 반아베 집회에 가야겠다고 벼르고 있으며 평소에 정치에 별 관심도 없었던 아내도 집회참석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말은 말할 나위도 없고 평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반대집회가 열리고 있다.

엄마들과 젊은이들이 과연 일본의 역주행을 막을 수 있을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지금 일본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민그룹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토요일을 반납한 마마노카이 회원들과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도쿄 도심을 뒤흔드는 듯 했다. “아베 내각은 퇴진하라” “전쟁은 안 된다” “파시스트를 용서해서는 안 된다” “집단자위권은 필요 없다” “아베로부터 일본을 지켜라” “아베로부터 목숨을 지켜라”.

현재 일본에서는 안보법제 반대를 위해 마마노카이, SEALDs, ‘안보 관련법에 반대하는 학자 모임’ ‘NGO 비전 넷’ 등 29개 단체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귀추가 주목된다.

도쿄=조용래 기자 jubilee@kmib.co.kr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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