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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서거] 문민시대 열었던 민주화운동의 큰별 지다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5.11.22일 09:11
22일 오전 0시22분 서거…향년 88세

뚜렷한 명암…첫 문민 대통령 평가와 외환위기 대통령 지적 동시에 받아

한국 민주화운동의 큰 별이 졌다.

22일 오전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민주화운동과 정치개혁에 앞장서며 광복 이후 현대정치사(史)에 큰 족적을 남겼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혈액 감염 의심 증세로 치료를 받던 도중 숨을 거뒀다고 오병희 서울대병원 원장은 밝혔다. 오 원장은 오전 2시 서울대병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김 전 대통령이 0시22분(병원 기록 기준) 서거했다"고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사실을 공식발표했다. 향년 88세.

오 원장은 "김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고열로 입원하셨고, 상태가 악화돼 21일 오후 중환자실로 이송해 치료했지만 상태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오 원장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폐혈증 급성 신부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래 심장병을 갖고 있어 시술을 (여러 차례) 받았다"며 "지병이 악화돼 사망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오 원장에 따르면 차남 김현철씨 등 가족들은 김 전 대통령의 임종을 지켰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제14대 대통령을 지냈다.

최연소 국회의원, 9선 의원, 3번의 야당 총수, 문민정부 대통령까지 그의 삶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김 전 대통령은 유신 시절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로 민주화를 열망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갈증을 풀어줬던 야당 정치인이었다.

1987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대통령 후보 단일화 협상 실패로 지지자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1990년에는 '3당통합'으로 35년간의 야당 생활을 청산하고 여당 정치인으로 변신한다.

대통령 당선 후 '하나회'를 청산하고 금융실명제 도입 등 과감한 개혁으로 국민들의 성원을 받기도 했지만 임기말 외환위기를 겪으며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요청을 하면서 나라를 부도로 이끌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27년 12월 20일 경남 거제에서 태어났다. 위로 형이 두 명이 있었지만 어릴 때 요절해 사실상 외동아들 역할을 했다. 그는 문중의 장손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기독교인이었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김 전 대통령 역시 신앙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강직하고 배포 넘치는 할아버지의 성품을 물려받아 사춘기 시절 일본인들과 학교에서 잦은 다툼을 벌였다.

1945년 경남중학교로 전학을 한 김 전 대통령은 이때부터 대통령이 되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장래희망을 물으면 대통령이라 답했다. 이 때부터 자신의 책상에 '미래의 대통령 김영삼'이라는 글씨를 새겨놓곤 했다.



YS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996년 회동을 갖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조선DB

1948년 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한 그는 3학년 때부터 장택상 국회의원의 총선거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면서 정치와 첫 인연을 맺게 된다. 1952년 장 의원이 국무총리에 취임하자 그는 국무총리실 인사담당 비서관을 경험한다. 1954년 3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그는 자유당에 입당해 상대 후보를 2만여 표차로 누르고 약관 26세에 최연소 국회의원에 오른다.

여당 정치인으로 시작한 그를 야당 정치인으로 만든 계기는 이승만 대통령의 '사사오입'을 통한 3선 개헌안 강행 통과였다. 1954년 자유당을 탈당한 그는 이듬해 민주당 창당발기준비위원회 33인의 한 사람으로 참여하며 야당 생활을 시작한다.

유신 시대와 군부독재 시절을 거치며 그는 야당의 지도자로 우뚝 서게 된다. 1969년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대해 비판을 가하다 자택 인근에서 괴한들에게 습격을 당하기도 했다.

1979년에는 가발 수출회사인 YH무역 여성 노동자들을 당사에 보호하다가 강제연행되며 국회의원직에서 강제 제명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역설적으로 그를 야당을 상징하는 정치인으로 성장시키는 일이 됐다. 의원직이 제명되자 그는 "영원히 살기 위해 일순간 죽는 길을 택하겠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같은 해 뉴욕타임즈를 통해 미국에게 박정희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던 그는 결국 정권에 의해 가택연금되는 탄압을 받았다. 유신 후반기에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반드시 온다'는 그의 말은 널리 회자됐다.



지난 2014년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차남 현철씨와 찍은 사진/김현철씨 페이스북 캡쳐

퇴임 직후 불거진 아들 김현철씨의 비리와 측근이자 인척인 홍인길씨 등의 뇌물수수 사건 등으로 매끄럽지 못한 날을 보냈지만 사태 수습 이후 김 전 대통령은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민주자유당과 신한국당의 지도자 및 민주당 내 상도동계 지도자로 여야에 영향력을 고루 미쳤다. 김대중 정부 시절 다소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던 그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노 대통령을 정계에 입문시킨 만큼 잘 되기를 바래 여러차례 충고도 했지만 노 대통령이 이를 소홀히 한 채 일방적으로 국정을 운영해 이런 결과가 왔다"며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초반 호의적이었으나 18대 총선에서 김현철씨 등 측근이 대거 탈락하자 이를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독재자의 딸' '칠푼이'와 같은 거친 용어를 쓰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역사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소신을 밝히곤 했다.

평생의 라이벌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환이 2009년 급속도로 악화되자 병문안해 자신과의 관계를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특수관계"라면서 "오랜 동지적 관계에 있었고 또 경쟁관계에 있었다. 애증이 교차한다"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2015년 11월 혈액감염 의심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그는 끝내 병환을 이기지 못하고 영면에 들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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