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구시보 기사 중에 소개된 사진
19일 중국 최대의 뉴스 앱인 今日头条(투데이톱)에 박 대통령과 관련된 기사가 전면에 보도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에서 작성한 "박근혜가 가장 사랑한 중국남자 폭로, 뜻밖에도...(朴槿惠最爱的中国男人曝光:竟是他)"라는 제목의 기사이다.
제목과 달리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일대기를 소개하는 기사이다. 기사 중 박 대통령이 사랑한 중국남자는 그야말로 '뜻밖에도'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운이라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이 어렸을 때 부친에게서 삼국지를 선물 받아서 읽었는데 삼국지 인물 중 가장 마음에 든 인물이 조운이라고 말한 것을 근거로 박 대통령이 사랑한 중국남자는 조운이라고 억지 제목을 단 것이다.
기사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듯, 박 대통령과 관련한 일본 언론의 보도를 거론하며 터무니 없는 소설을 쓴 기사라고 변호하는 내용까지 친절히 포함했다.
자극적인 기사제목과는 달리 박근혜 대통령의 일대기를 소개하며 거의 박 대통령을 미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우호적인 기사였다. 제목은 독자를 '낚기' 위해서 고의적으로 섹시한 제목을 단 것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핫뉴스로 만들고 싶은 의도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투데이톱 뉴스앱은 큐큐 앱스토어에서만 2.1억명이 다운로드한 중국 최대의 뉴스앱이다. 해당 기사는 섹시한 자극적 제목을 달고 투데이톱의 전면에 배치됐다. 이곳에서만 잠깐 사이에 댓글이 5천여개가 달릴 정도로 뜨거운 독자의 반응이 있었다. 보도의 의도대로 독자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같은 호의적 기사는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시기에 맞추어 주로 보도됐을 법한 기사이다. 최근 중국 국내에서는 박 대통령에게 특별히 관심을 끌만한 사건이나 계기가 없었다. 오히려 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이후, 미국의 전략적 무기를 한반도에 불러들이는 것에 대한 경계 여론이 조성됐었다.
중국 공산당 언론지에서 박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부각하는 기사를 보도한 원인은 두 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 첫째, 타이완 총통 선거 결과를 의식한 기사라고 볼 수 있다. 얼마전 타이완에서도 최초의 여성 총통이 탄생했다.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 대통령을 부각해서 타이완 최초 여성 총통인 차이잉원의 부각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이후, 중국에서는 "미국에 기대는" 한국을 경계하는 사회 여론이 형성됐다. 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여론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대단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으며 사회여론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신경쓰는 분위기였다. 이번 기사는 중국 정부의 대한국 우호적인 태도에 변함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기사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 지난해 중국 열병식까지 상세히 소개한 점, 박 대통령의 중국과 인연을 상세히 소개한 점을 비추어봤을 때, 차이잉원 총통 견제용이라기 보다는 한중 우호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키려는 중국정부의 노력과 메시지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최근 타이완 총통 선거과정에서 이슈가 됐던 쯔위 관현 사회여론은 중국 정부가 손을 쓸 틈도 없이 핫이슈가 되었다. 뒤늦게 중국 정부가 이같은 여론을 통제하려고 했지만 한 발 늦은 상황이었다. 쯔위 관련 중국 여론은 자연 발생적 사회 여론이었다. 국내 일부 언론에서는 중국정부와 관련된 것으로 보도했지만 이는 막연한 추측성 보도에 불과하며 실제는 중국정부도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중국 시진핑 정부는 국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는 내용과는 달리 합리적 태도를 유지하려고 하며 특히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정상적 국가로 인정 받기를 바라며, 또 그렇게 평가받기 위해 대단히 신경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