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지방에서 최근 결혼식중 잇달아 총기사고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있다. 신랑과 신부의 가족과 지인들이 축하의 의미를 담아 총으로 축포를 쏘는 과정에서 하객들이 잇달아 맞아 사망하거나 부상당하는 일이 련이어 발생하면서다. “남자다움”을 과시하는 그릇된 악습에 대해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인도내에서 제기되고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인도의 우타 프라데쉬주 등 북부지방에서 총기사고가 잇따르고있지만 근절되지 않고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인도 북부 우타 프라데쉬주의 한 마을인 라이푸르 부드에서 진행된 결혼식에서 사진사로 고용된 라주가 신랑의 가족이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숨졌다. 이 과정에서 17살의 한 소녀도 총에 맞아 부상을 당했다. 이 신랑의 가족은 결혼식을 축하하는 의미로 총을 쐈을뿐 사진사 등을 겨냥한것은 아니라고 말한것으로 전해졌다. 프라데쉬주에서는 지난 2월에만 4명이 결혼식중 발생한 총기사고로 죽었고 부상자중에는 신랑도 포함돼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이같은 사고는 시골뿐만아니라 도시 지역에서도 빈번히 발생하는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수도 뉴델리 근교에 있는 알리푸르에서도 결혼식이 진행되는 도중에 총기사고가 발생했다. 하객으로 참석한 한 남성이 신혼 부부의 앞날을 축하하는 의미로 사람을 겨냥하지 않고 허공에 두번, 땅에 세번 총을 쐈지만 5명이 다리와 발에 총을 맞아 병원에 후송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인도에서 결혼을 앞둔 신혼 부부들은 청첩장에 “친애하는 하객분들께. 축하 용도일지라도 총을 가져오지 마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필수적으로 포함하고있다. 아울러 정부가 “결혼식 총포 반입 금지”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있다.
인도 결혼식이 이처럼 피로 물들고있는 배경에는 일부 하객들이 “남자다움”을 과시하면서 부부를 축하하는 그릇된 전통을 고수하고있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있다는 분석이다. 결혼식에서 불꽃놀이를 하거나 총을 쏘는 풍습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이나 일부 중동, 발칸 국가들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고있다고 BBC방송은 설명했다.
아울러 허공에 총을 쏠 경우 사람이 다치지 않을것이라는 그릇된 믿음 역시 문제를 키우고있다는 지적이다. 사람을 겨냥해 총을 쏘는것과 비교해 하늘을 향해 총을 쏘면 인명피해가 없을것이란것이 통상의 생각이지만 로스안젤레스 병원의 의사들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총알 역시 사람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일으키는것으로 나타났다. 이 병원의 전문의들은 1985년부터 1992년 사이에 118명이 하늘을 향해 발사된후 떨어지는 총알에 맞았는데 이 중 3분의 1이 치명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직접 사람을 겨냥해 총을 발사한 경우에 비해 빠르지는 않지만 초당 90∼180메터에 이를 정도로 상당한 속도로 총알이 떨어지고 대개 사람의 머리에 맞아 큰 피해가 발생한다는것이다.
인도 사법당국은 총기규제 등을 강화해 이같은 악습을 막아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하고있는 상황이다. 결혼식 총기사고를 낸 한 남성에게 25개월형을 선고한 뉴델리의 한 판사는 “정부가 좀 더 심사를 강화해 총기면허를 내줘야 할 때가 됐다”며 “더 나아가 총기오용을 막는 방법 역시 고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편집/기자: [ 리미연 ] 원고래원: [ 본지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