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원더풀 사이언스(wonderful science) 지진, 흔들리는 한반도의 한 장면.한반도에 대략 400년 정도의 주기로 찾아오는 대형 지진 때문에 지진 공포증이 휘몰아치고 있다.
지난 5일 밤 울산 동쪽 해역에서 규모 5.0 지진이 발생해 부산 해운대 일대의 초고층 빌딩이 심하게 흔들렸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 불안심리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지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문가집단은 물론 일반 시민 사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8시 33분쯤 울산 동구 동쪽 52㎞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5.0 지진
부산대 손문(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지질학적 데이터로 보면 한반도에 약 400년마다 규모 7 정도의 큰 지진이 발생했다”며 “조선왕조실록에는 17세기 인조 때 우리나라에 규모 7 지진이 있었다고 돼 있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이어 “대략 400년의 대지진 주기로 본다면 한반도에서 울산 해상의 중급 지진을 넘어서는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지질학계의 대체적인 진단”이라며 “779년 경주에서도 큰 지진이 발생해 100명 이상이 숨졌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한반도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성호사설’의 ‘지진풍뇌’ 부분. ◇‘중종실록’의 지진 관련 기사.
손 교수는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근 구마모토 지진까지 진앙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며, 울산 지진은 대한해협에서 동해까지 이어지는 쓰시마 고토 단층의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지진에 대비하는 정부 정책과 과학자들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부경대 강태섭(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 일기에 372년 전인 1643년(인조 21년) 5월 30일 ‘울산 앞바다에 지진이 있었고, 물이 높이 솟았다(지진해일 추정). 밀양과 청도 사이에서는 암석이 붕괴됐다’는 기록이 있다”며 “이번 지진은 충분히 충격을 줄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향후 큰 지진에 대해 대비하고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어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보다 더한 지진이 올 것에 대비해 조사와 관측, 분석이 과학적으로 진행돼야 하고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며 “현재 국민안전처에서 한반도 활성단층을 조사하기 위해 수년 동안 기획 중인데, 적어도 20∼3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반도에서는 1643년 6월 9일 진주와 합천 등지에서 큰 지진이 발생, 수목이 넘어지고 바위가 붕괴돼 2명이 압사했다는 기록이 있다.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