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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유물, 6백50년 만에 깨어나다

[온바오] | 발행시간: 2016.07.25일 17:44
[Korea.net] 바다에 가라앉은 14세기 동아시아의 유물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특별전이 개막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6일부터 9월 4일까지 열리는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특별전에서는 전남 신안군 앞바다에 6백50년 전 침몰한 배에서 발굴된 유물 2만 2백여 점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특별전에서는 신안 앞바다에 침몰한 14세기 무역선에서 발굴된 2만2백여 점의 유물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배는 원래 1323년 방대한 양의 무역품을 싣고 중국 원나라(元, 1271-1368) 경원(慶元, 현재의 저장성(浙江省) 닝보(寧波))항을 출발하여 일본 하카타(博多)로 향하던 무역선이다. 길이 34m, 최대폭이 11m, 최대 깊이가 3.7m, 중량 2백t 급으로 추정되는 배였다. 이 무역선의 정체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75년 8월 한 어부가 그물에 걸린 청자꽃병을 비롯, 도자기 6점을 초등학교 교사인 동생을 통해 신안군청에 신고하면서부터였다. 이 도자기가 원나라 때 용천요(龍泉窯)라는 가마에서 만든 것임이 확인되자, 이듬해인 1976년부터 198년까지 실시된 9년 간의 발굴작업을 통해 2만 4천여 점의 발굴품과 동전 28t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안해저선의 발굴은 한국 수중고고학의 효시가 됐다.

이 전시는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 ‘신안 해저선의 문화기호 읽기’에서는 중국 북송(北宋) 시대 때 고대 청동기문화를 선호하던 복고풍 문화를 반영하는 유물로 청동기 식기와 제기를 모방한 형태의 화병과 찻잔, 차를 마시고 향을 피우고 꽃꽂이 등을 즐기던 중국과 일본의 상류층 문화와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됐다.



▲ 원나라 때 제작된 어룡장식화병(靑磁魚龍飾花甁)과 향 도구, 흑유완. 중국과 일본 상류층들은 차를 마시고 꽃꽂이를 즐겼으며 향을 즐겨 피웠다. 따라서 이들의 취향을 반영한 차ㆍ꽃ㆍ향 관련 물품은 14세기 동아시아의 주요 무역품 가운데 하나였다.

2부 ‘14세기 최대의 무역선’과 3부 ‘보물창고가 열리다’에서는 당시 배에 탄 사람들의 선상생활을 알 수 있는 생활물품과 도자기, 자단목(불상ㆍ가구 제작에 쓰이는 목재), 동전, 칠기, 유리제품 등 배에 실렸던 다양한 화물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눈여겨볼만한 것으로는 신안선이 출항한 연도, 화물 주인, 교역물자의 종류와 수량 등의 글자가 적힌 나무로 만든 화물 꼬리표(목간, 木簡)를 들 수 있다. 이 꼬리표를 보면 신안 해저선은 1323년에 40일 정도 수하물을 준비해서 음력 6월 초에 선적을 완료하고 중국의 닝보를 떠나 하카타를 향해 출발했던 무역선이었음을 알 수 있다.



▲ 신안해저선에 실린 화물에 달려있던 나무로 만든 꼬리표. 신안 해저선의 수하물 준비일자와 선적, 출항일과 목적지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다.



▲ 도자기는 신안해저선의 주요 무역품이었다. 이 배에는 중국 저장성, 장쑤성(江苏省), 광둥성(廣東省), 허베이성(河北省)에서 생산된 도자기뿐만 아니라 고려 청자 7점도 실려있었다.

배에 실린 발굴품 가운데에는 아울러 학무늬 베개, 사자모양 연적 등 고려청자 7점도 포함되어 있다. 그밖에, 아라비아 숫자가 적힌 자단목(불상과 가구 제작에 사용된 목재), 유리로 만든 비녀와 구슬, 승선한 사람들이 일본, 중국 등 다른 국적이었으며 승려도 포함되었음을 알려주는 일상용품으로 장기판, 게다(일본식 나막신), 붓, 종교용품, 향신료 등도 다양하게 발굴되어 당시 동아시아 무역의 범위를 가늠해볼 수 있다.



▲ 관람객들이 신안해저선 발굴품 가운데 일부인 자단목과 도자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5일 개막식에서 “이번 전시는 신안해저선 발굴 40주년 기념 전시로 신안해저선의 규모를 실감할 수 있도록 전시 가능한 2만 2백여 점을 모두 모아 선보이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사상 최대 규모”라며 “이 전시가 동아시아 문화와 경제 교류사 연구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소정 코리아넷 기자

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arete@korea.kr



▲ 얼굴과 손에 유약을 바르지 않아 피부색을 표현한 것이 특징인 청자 여인과 신선입상. 신안해저선 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희귀한 발굴품이다. (원나라 13세기 후반~14세기 전반)



▲ 분홍빛 나뭇잎 그림 안에 시가 적힌 접시. 당나라 때의 한 궁녀가 지은 시의 일부가 적혀있다.



▲ 신안해저선에서 발굴된 고려청자 7점 가운데 하나인 학무늬 베개.



▲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특별전은 발굴 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현재 시점에서 전시 가능한 관련 유물 2만2백여 점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사상 최대 규모로 마련됐다.



▲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특별전 개막식에서 전시의 규모와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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