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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땀한땀 바느질에 사랑 담아 오색찬연한 작품 출품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9.09일 10:14

중국 퀼트 1인자 조선족 김원선 씨


  (흑룡강신문=하얼빈) 박해연 기자=헤이룽장(黑龙江)성 하얼빈(哈尔滨)시 아성(阿城)구의 한 고층주택에 자리한 조선족 퀼트(拼布) 예술가 김원선(69) 씨의 작업실에 들어서면 벽에 걸어놓은 그녀의 작품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미 인터넷으로 그의 작품을 보고 찾아갔건만 그 정교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정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작품들은 자그마한 천조각들을 한땀한땀 바느질해 만들었다는 것이 믿음이 가지않을 정도로 우아하고 이쁘고 빛났다.

  중국 퀼트계 1인자로 꼽히는 그녀의 작품들은 평면 위에서 천을 이어 그림을 수놓는 정적인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마치 살아숨쉬는 것처럼 생동하게 만들어졌거나 심지어 3D효과가 생기는 입체적인 구도를 이루었다.

  그래서 세계 퀼트전문가로부터 정교한 창작수법과 화려하면서도 과장된 색채운용방식으로 독특한 매력을 한껏 어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원선(오른쪽) 씨가 중국 베이징복장대학 천궁체험관에서 학생들에게 퀼트기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벽에 걸린 조각보에 반해 시작한 제2인생

  어린시절부터 손재주가 남달랐던 그녀의 꿈은 복장 디자이너였다. 하지만 고3때 문화대혁명이 발발하면서 공장장으로 일했던 아버지가 비판과 투쟁의 대상이 되는 바람에 대학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그녀가 1988년 한국 방문을 계기로 새로운 삶을 개척하게 됐다. 당시 헤이룽장성 무단장(牡丹江)에서 통계사로 일했던 그녀는 한국에 머무는 2개월간 지인이 선물한 한화 200만 원으로 복장학원에 등록했다.다른 이들은 그 돈으로 여기 저기 관광을 다니기에 바빴지만 그녀만은 학비 150만 원을 지불하고 복장학원에서 한복과 양장을 배웠다.

  "복장학원에 갔는데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벽에 걸려있는 조각보가 눈에 확 들어왔다.당시 그 기억이 너무 인상적이었고 그때부터 자투리 천으로 퀼트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그녀는 당시 추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한복을 배우면서 자투리 천들이 있자 김원선 씨는 조각 천들로 찻잔 매트 등 조각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의 작품을 선물받은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줬다.

  퀼트는 말 그대로 자투리 천을 한데 러프스티치해 이불, 방석,식탁 매트, 휴대폰주머니, 동전지갑 등 일상용품을 만들어내는 수공예를 말한다.

  퀼트는 단순한 장식성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장식화 등 예술품의 실용적인 특징까지 갖추었기에 유럽, 미국, 일본과 한국에서는 이미 널리 유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일반인들도 취미로 즐기고 있을 정도로 아주 인기있는 수공예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은 전에 일본 조각보 수법과 양식을 많이 본받아 오다가 김원선 씨가 중국현대유행색협회퀼트색채 및 예술연구전문위원회 수석전문가로 임명되면서 중국 소수민족 퀼트문화를 발굴하고 발전시키는데로 가닥을 잡고 있다.

  현재 베이징복장대학에서 객좌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는 그녀는 얼마전 윈난성 소수민족 지역을 답사하고 돌아왔고 요즘 묘족의 퀼트 예술에 흠뻑 빠져있다고 근황을 말했다.

  올해는 개인작품전을 출판하고 퀼트예술을 국가 무형문화재로 등록하는 준비를 다그칠 예정이다.


김원선(가운데) 씨가 2007년 일본 도쿄 국제퀼트박람회에서 2등상을 받은 작품 '차자언홍' 앞에서 외국 지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자신의 희로애락 작품 속에 담아

  지난 2014년 미국스미스소니언 민속문화제에서 참관자들은 그녀가 전시한 10년 전 작품을 지금 봐도 초 현대적인 예술작품이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문적인 색채 양성기구에 다닌 적이 없는 그녀지만 색채에 대한 이해력은 남달랐다. 그녀는 일상 생활에서 색채에 대한 경험을 조금씩 쌓아오는 습관을 키웠다.그래서 평소에 길을 가다가도 도로 주변의 오색 깃발에 끌려 색채조화를 유심히 살펴본다거나 브라질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 퍼뜩 나온 퀼트예술작품을 핸드폰으로 찍어놓는 등 주변의 색상 조합을 항상 꼼꼼히 눈여겨봤다.


  그래서인지 색상에 대한 남다른 민감성과 독특한 감각은 그의 작품을 본 칭화대학, 베이징복장대학 교수들도 감탄을 금치 못한다.

  "작품 속의 색상은 나의 기분이 어떠냐에 따라 변화한다.즐거울 때는 환한 색상의 작품들이 나오고 우울할 때는 어두운 색상의 작품들이 나온다"고 그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일가견을 토로했다.

  한 퀼트전시회에서 한 외국 참관자는 지난 1991년 남편이 암투병으로 세상을 떠나던 해에 만든 그녀의 작품을 보며 눈물을 흘렸고 작품 속에 담긴 그녀의 마음을 읽어내기도 했다.비록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마음을 담아 만든 예술작품은 서로 통하는 것이 있었다고 그녀는 그때 당시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원선 씨가 중국 베이징복장대학 개인작품전시회에서 1998년 만든 개량한복을 참관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중국 문화에 대한 깊은 조예가 밑거름으로

  그녀의 퀼트 작품이 미국, 일본, 한국은 물론 유엔에서도 인정받는 또 다른 원인은 뛰어난 손재주가 한몫한 외에도 그녀만의 색채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지난 90년대 중국 소수민족 지역을 돌면서 퀼트예술작품을 수집하고 소장하기도 했고 아버지와 독서를 즐기는 남편의 영향을 받아 중국 문화를 깊이 알고 있었기에 작품에서는 농후한 중국문화의 흔적을 엿볼 수 있고 그녀만의 향기가 풍기고 있다.

  한복 자투리천이나 비단으로 만든 김원선 씨 작품은 기존 퀼트에서 많이 사용하는 면 원단 작품에 비해 더 정교한 바느질 기법이 필요하지만 우리 민족의 특색이 살아나 더욱 우아하고 기품있어 보인다.


  또한 한국에서 보통 조각보를 만들 때 많이 사용하는 감칠질이라는 바늘뜨기 기법이 아닌'거꾸로 세땀뜨기(倒三针)'라는 독특한 기법으로 자신의 작품에 그녀만의 색상을 입혔다.

  이 바느질 기법은 기존의 감칠질에 비해 어렵지만 세땀이 포인트가 돼 보기에 더 아름답고 한걸음씩 물러나다가 결국에는 앞으로 크게 전진하는 중화민족의 풍격을 보여준다고 그녀는 중국 문화를 바느질에 담아 재해석하기도 했다.

  중국 전통 퀼트문화에 조예가 깊은 그녀는 "서한시대 출토한 유물에는 한땀뜨기, 두땀뜨기, 세땀뜨기, 네땀뜨기, 다섯땀뜨기 수법을 모두 찾아 볼 수 있고'거꾸로 세땀뜨기'기법은 당나라때 출토한 유물인 신발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고 프랑스의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김원선 씨가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자신이 만든 퀼트작품을 참관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손자에 대한 사랑, 퀼트작품으로 재현

  그녀는 손자에게 선물한 퀼트이불'오색실에 감춰진 할머니의 꿈'을 펼쳐보이면서 "2개의 큰 천조각은 손자의 부모이고 중간에 천조각은 손자이며 그 천조각 앞에 있는 4개의 큰 천조각은 일년 사계절을 뜻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심아래 하루 하루 자란다는 뜻을 보여준다"며 "양쪽에 각각 있는 24개의 작은 천조각은24시간을 뜻하고 한쪽은 오늘이고 다른 쪽은 내일을 대표하며 상하에 있는 18개 작은 천조각은 대대손손 부자가 되라는 상징이다. 가장 바깥쪽에 꿰맨 자투리천은 할머니의 꿈과 희로애락을 표현했다"고 작품에 깃든 깊은 뜻을 설명해줬다.

  그녀는 또 한땀한땀 바느질을 하는 것은 참을성을 키우기 위해서이고 한데 붙이는 것은 이웃사이, 형제자매사이에 서로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늘 손자에게 얘기한다고 말했다.

  일본전시회에 참가했을 때 일본에서 25년간 퀼트지식을 가르친 일본인은 그녀의 작품을 보고 나서 눈에 보이는 기묘한 세계를 작품에 융합시키려는 노력은 했지만 김 선생처럼 한땀한땀의 바느질로 참을성을 키우고 서로 붙이는 것은 단결성을 육성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작품마다 인성교육이 느껴지는 창작이념을 따라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일본 도쿄 국제퀼트박람회에서 중국인 최초로 김원선 씨 작품 '차자언홍(姹紫嫣红)'이 2등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사적은 중앙TV 방송 '절반 하늘(半边天)'프로그램,광명일보,중화수공, 중화넷,신석간 등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그 후에도 그녀는 뛰어난 감각과 창의력 있는 작품으로 2차례 중국 국제가정용방직품 디자인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선후로 칭화대학 예술학원, 베이징복장대학에서 개인작품전시회를 가졌다. 특히 유엔, 미국, 캐나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국가와 지역의 퀼트전시회에 중국 수석전문가로 참석해 강연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한땀한땀 바느질에 사랑을 담고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이 바로 고통을 해결하고 답안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새로운 지혜를 발굴하는 과정이었다"고 28년 간 퀼트 인생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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