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의 한 의사가 30시간 넘게 근무하다 과로사할뻔한 사연이 뒤늦게 밝혀져 의사들을 혹사 시킨다는 네티즌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CCTV가 지난 26일(현지시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약 1분 분량 영상은 상하이 제10 인민병원 심장 전문의 장씨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해당 영상은 올 4월에 찍혔던 것이다.
복통을 호소한 장씨는 응급실 침대에 누웠다. 동료가 치료를 준비하는 사이에도 연신 배를 만지던 장씨는 갑자기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기침했다.
장씨가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수차례 반복된 기침 속 응급실 바닥이 피로 흥건히 젖었다. 그가 토한 피는 자그마치 500㎖나 됐다.
장씨는 곧바로 여섯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조금만 늦었다면 큰일이 날 수도 있었다.
수술을 앞두고 동료 의사의 소매를 꽉 잡았던 장씨는 “살고 싶다”며 “무섭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술실에 있었던 한 의사는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장씨가 응급실로 오기 전 이틀에 걸쳐 32시간 근무한 사실이 밝혀져 혹사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의사가 된 장씨는 평소 근무와 공부를 병행하느라 제대로 잠도 못 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생활이 그에게 압박을 주면서 소화기능에 문제가 생겼고, 피까지 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같은 병원의 한 의사는 “오랜 시간에 걸친 어떤 압박감, 불규칙한 식사 그리고 흡연과 음주 등이 한데 얽히면 치명적인 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의사라도 누구나 같은 문제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씨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의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32시간이나 연속으로 일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너무 비인간적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하더라도 자기 건강은 챙겨야 한다”며 “의사들의 근무 시스템을 좀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