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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유물로 보는 백제의 삶, ‘세계유산 백제’ 특별전

[온바오] | 발행시간: 2016.11.30일 16:39
[Korea.net] 고대 삼국시대 역사를 기록한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백제에 대해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문화를 일궜다’고 기록돼 있다.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동북아시아 문화교류의 중심지였던 백제 후반기에 찬란하게 꽃피웠던 ‘검이불루 화이불치의 문화’를 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지난 29일 개막한 ‘세계유산 백제’ 특별전이다.

이곳에는 초기 백제시대인 한성백제(기원전 18~475) 이후의 웅진기(475~538)와 사비기(538~660)를 대표하는 ‘도성’, ‘사찰’, ‘능묘’에서 출토된 총 1천7백20점의 유물을 전시한다.

▲ 전라북도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서 출토된 금제사리내호(오른쪽)와 금동제사리외호(가운데). 이 안에는 수천 점의 유리구슬이 발견됐는데 사리용기와 사리 보호용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왼쪽은 함께 발견된 작고 얇은 금판의 금제사리봉영기로 백제 왕후의 딸이 639년에 가람을 창건하여 국왕과 왕실의 안녕을 기원했다는 내용이 1백93자의 글씨에 담겨있다.

‘도성’ 공간은 성곽, 공방, 화장실, 부엌 등에서 나온 유물을 통해 당시 건물 구조와 생활모습을 살펴본다. 충청남도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발견된 길이 40m의 도수관(導水管)은 백제 도시계획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관북리 일대는 백제 마지막 도성인 ‘사비’의 왕궁지로 추정되는 곳이다. 도수관은 기와를 조립해 만든 것으로 백제인은 이것을 통해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모아 생활용수로 사용했다.

백제 도성의 상징은 ‘연꽃무늬 와당(瓦當)’. 백제가 불교를 수용하면서 연꽃이 중요한 도상(圖像)이 됐고, 왕궁 같은 특별하고 격이 높은 건물의 지붕 끝에 연꽃무늬의 기와장식인 와당이 사용됐다. 한성(서울)에서 웅진(충남 공주)으로 도읍을 옮긴 백제 웅진기에 유행했던 ‘연꽃무늬 수막새’ 30여 점을 이곳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다.

특히, 2011년 충청남도 공주의 공산성 성안마을에서 발굴된 옻칠 갑옷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갑옷에는 ‘정관십구년(貞觀十九年)’이라는 붉은 글자가 남아있다. ‘정관’은 중국 당(唐)나라 태종(太宗)의 연호다. ‘정관 19년’은 ‘645년’, 백제 멸망 15년 전을 가리킨다. 백제 마지막 의자왕이 당에 사신을 보내 교류하던 시기다.

▲ 길이 40m의 도수관용 기와(백제 6~7세기)로 백제인들은 이것을 통해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모아 생활용수로 사용했다.

▲ 2011년 충청남도 공주의 공산성 성안마을에서 발굴된 옻칠 갑옷에는 ‘정관십구년(貞觀十九年)’이라는 붉은 글자가 남아있다. ‘정관19년’은 백제 멸망 15년 전인 ‘645년’을 의미하며, 이때 제작, 사용됐다.

백제는 ‘불교문화의 꽃’으로 불린다. ‘사찰’ 공간에서는 이런 백제의 융성한 불교문화를 보여준다. 백제 후기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왕흥사지, 전라북도 익산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에서 나온 사리를 넣은 용기와 공양물인 ‘사리장엄구’를 한자리에 보여준다.

특히 백제 최대 사찰인 미륵사지 석탑에서 출토된 사리용기가 눈에 띈다. 사리를 직접 봉안한 가장 안쪽 용기로 유리병을 사용하고, 유리병을 작은 금제내호에 봉안한 후 다시 금동외호에 봉안하는 3중 구조다. 출토 당시 이 안에는 금구슬 등 금속류와 청색, 녹색, 보라색 등의 유리구슬류, 향으로 추정되는 유기물 등이 담겨 있었다.

김진경 학예연구사는 “미륵사지 사리장엄에서처럼 구슬로 사리용기 안을 채우는 장엄방식은 중국과 다른 백제만의 독특한 특징으로 이후 7세기 초반부터 8세기 초반 일본 사리장엄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왕흥사지에서 출토된 1천4백 년 된 백제 지방 장식기와 ‘치미(鴟尾)’도 공개됐다. 사찰 승려들이 거주했던 건물로 판단되는 동쪽 승방(僧坊)터 남북 양끝에서 각 1점씩 발견된 치미를 하나로 복원해 전시했다.

▲ ‘세계유산 백제’ 특별전에서 전시 중인 충청남도 부여 왕흥사지에서 발견된 백제시대 지붕 장식기와 ‘치미’

▲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왕흥사지에서 출토된 사리구로 백제 577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지난해 7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며 “백제가 동아시아에서 벌인 국제적 교류와 이를 바탕으로 꽃피운 독창적 문화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고민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널리 알려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 지난 2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한 ‘세계유산 백제’ 특별전에서 관람객들이 백제 유물을 관람하고 있다.

한국의 12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이름을 올린 백제역사유적지구는 한성에 도읍을 뒀던 백제가 고구려에 밀려 475년 웅진으로 천도한 뒤 조성한 유적 8개를 말한다. 공주의 공산성·송산리고분군, 부여의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정림사지·능산리고분군·나성, 익산의 왕궁리유적과 미륵사지 등 백제 웅진 도읍기와 사비(부여) 도읍기의 대표적 유산을 아우른다.

‘세계유산 백제’ 특별전은 2017년 1월 30일까지 계속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손지애 코리아넷 기자

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jiae5853@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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