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나의 외삼촌은 일찍 50년대초부터 촌의 단지부서기로 시작하여 시대에 따라 대대장, 주임, 촌장의 직책을 맡았었다. 늙어서는 로인협회 희장으로 도합 50여년간 고생하다 80년대 중기에 환갑을 맞게 되였는데 그때 나더러 환갑을 어떻게 지냈으면 좋겠는가 묻기에 나는 내가 몸담고 있는 하동은 비교적 시대의 선진정보가 문화의 봄바람을 타고 진입한때라 많은 가정에서 환갑잔치를 록화하여 테프로 간직하는것이 보편화되고있다는것을 말하면서 환갑상은 단출하게 차리되 훗날 꼭 좋은 기념이 되게 그날 있은 행사를 전부 록화하라고 하였다.그때까지만해도 농촌마을에 아직 록화를 하는것이 보급되지 않아 가정에 대사가 있을때면 사진사를 불러다 비록 칼라기는 하지만 고정적인 사진을 찍을때였다.그런데다 외삼촌이 사는 마을은 벽지에서 사진조차도 바로 찍지 못하는곳이였다.

　　그런데 록화라니? 외삼촌은 일반 백성도 그렇게 할수있느냐며 의아해 하기에 내가 사는 곳의 상황을 이야기해주었더니 대번에 수긍하고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환갑전날 나는 할빈의 모모한 록화전문가를 모시고 일부러 연수 산골마을 외삼촌네 집에까지 갔다. 환갑날은 아침부터 록화를 하는데 먼저 마을의 배경으로부터 시작하여 외삼촌네 집식구들과 마을사람들이 모여 행사준비를 서두르는것, 행사를 진행하는것 마지막에 오락 노는것까지 모든 행사가 끝날때까지의 전부의 과정을 록화테프에 담았는데 록화를 마친후에는 궁금증을 풀어주기위해 그 즉석에서 텔레비에 련계하여(그때까지 아직 농촌엔 흑색텔레비) 화면을 보여주었다. 그랬더니 환갑집에 모인 사람은 물론 구경온 동네사람들이 얼마나 놀라면서도 좋아하는지? 지금껏 남의 형상만 보아오고 자기들은 못보던 사람들이라 자신의 형상이 직접 영화배우처럼 나타난 장면을 보고 하하대소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였다.

　　그렇게 외삼촌의 환갑은 그 마을엔 없던 록화를 함으로하여 아주 큰 이슈가 되였고 부러움의 선물이 되였다. 또한 환갑날 외삼촌에게 좋은 선물은 물론 잠잠하던 마을에 영상문화가 선보이게 되면서 마을에도 좋은 문화적 선물이 되였다.

　　더욱이 그것이 첫 발단이 되여 나의 고향마을에서도 이제 고정사진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록화를 하게 되였는데 환갑이나 결혼잔치,아이들 돐날 생일날은 물론 마을의 주요행사 이를테면 로인협회설립 10주년, 건교 50주년 등 대형행사까지도 모두 전문인원을 불러다 록화를 해두어 촌의 영원한 력사적 근거가 되게 하였다.

　　한편 외삼촌은 그렇게 찍어둔 록화테프를 보관하고 환갑때 일이 바빠 오지 못한 먼 곳의 둘째 외삼촌이 왔을때도 실감나게 보여드려 그날의 기분을 느끼게 해드렸고 동네사람들은 물론 명절때 식솔들이 모이면 다시 틀어놓고 보면서 옛날의 추억에 잠기게도 하였다.

　　특히 그런 유물을 남겨둠으로써 외삼촌께서 세상을 뜨신후에도 자손들은 물론 이웃까지도 두고두고 살아있는 외삼촌을 보면서 더욱 생생한 추억을 할수있게 된것이다.

　　/효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