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남아공 케이프타운 의회 건물에서 연두교서 연설을 하는 제이콥 주마 대통령 © AFP=뉴스1
야당의원들 20여명, 주마 대통령 연설 저지 시도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회에서 9일(현지시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연두교서 연설을 하려던 제이콥 주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연설을 막으려던 야당 의원들과 의회 경비들이 충돌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흰색 셔츠를 입은 경비들이 붉은 색 작업복을 입은 급진 야당 경제자유전사(EFF) 소속 의원들 약 25명을 의회 건물 밖으로 1시간여 동안 내모는 과정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이런 혼란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EFF는 주마 대통령의 연설을 저지하려고 했다.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대표인 주마 대통령은 이날 개의치 않는 듯 미소를 보인 뒤 연단에서 연설을 했다.
경비가 투입되기 전에 EEF의 대표 줄리우스 말레마는 주마 대통령을 "속까지 썩어 구제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원내대표 발레카 음베테는 "우리는 당신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려고 했다. (하지만) 이것은 남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마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됐을 때 회의장에는 빈 자리가 많았다. 제 1야당인 민주동맹(DA) 의원들도 대통령의 헌법 위반 의혹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자리를 떴다.
의사당 밖에서 경찰은 ANC와 EFF 지지자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섬광 수류탄을 쐈다. 이날 앞서 경찰은 케이프타운 도심에서 양측이 충돌하면서 벌어진 지난해 불상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배치했다.
내년 선거 전 퇴진하는 주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토지 개혁과 흑인 기업주 확대, 경제활성화 등의 주제에 대해 발언했다. 주마 대통령은 잇단 부패 스캔들 관련 의혹으로 시민들과 야당 의원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9일(현지시간) 연두교서 연설을 하려던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연설을 막으려던 야당 의원들과 의회 경비들이 충돌해 몸싸움이 벌어졌다. ©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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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