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에서 지도 서비스를 개시한 구글이이번엔 중국 IT공룡 텐센트와 특허권을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텐센트와 구글은 상품 및 기술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특허권을 공유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통해 미래 기술 협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과도 이와 유사한 협정을 맺은 바 있으나 중국 기업과 이 같은 협정을 맺은 것은 처음이다.
이번 협약은 구글이 중국으로 진출을 위해 맺은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지난 2010년 중국에서 검열 문제를 놓고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고 온라인 검색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구글은 베이징에 인공지능(AI) 리서치 센터를 설립하는 등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구글은 이미 베이징 시내에 300명 이상이 일할 수 있는 사무실을 임대했으며 AI 기초 연구부터 시작해 자율주행차 개발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AI 센터의 책임자로는 구글 AI·머신러닝 팀 수석 과학자인 리페이페이가 임명됐다.
또 이달 초엔 1억명에 가까운 게이머가 등록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 추쇼우TV에 5억위안(약 83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지도서비스를 재개하며 길 안내 서비스는 중국 기업이자 알리바바 산하 회사인 오토내비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중국 정부의 환심을 사기 위한 작업을 실행해 왔다.
이에 중국 정부 역시 구글에 일부 빗장을 풀어주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구글은 중국 전용 구글 지도사이트를 개설하고 아이폰용 지도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이 중국에서 지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2010년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다만 구글은 이 서비스에서도 알리바바 산하의 지도 정보업체 오토내비와 손을 잡는 등 중국 기업과 제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특허권 공유 역시 텐센트와 제휴하며 중국 정부의 환심을 사고 중국의 빅데이터를 통해 연구개발을 가속화하려는 구글의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내 게임과 소셜미디어,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 걸쳐있는 텐센트 역시 구글의 기술력을 통해 시장 장악력을 높일 전망이다.
구글의 마이크 리 특허 담당 헤드는 “이번 합의를 통해 다 같이 협력함으로써 기술 기업들은 고객들에게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