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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이야기15】《친선의 꽃》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8.07일 15:22
차디찬 두만강 얼음장에서 엮어낸 아름다운 생명의 찬가

1963년 12월 27일 오후 3시경, 화룡현 로과공사 리수대대 제4대(오늘의 로과향 사정곡촌)에 사는 한순자(당시 15살), 남수금(당시 15살), 김송죽(당시 16살), 석정자 네 녀학생이 학교에서의 하루 학업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고있었다.

즐겁게 웃고 떠들며 지름길을 따라 두만강 얼음판을 걷던 이들이 마을에서 약 500메터 떨어진 굽이돌이에 이르렀을 때였다. 갑자기 발아래 얼음장이 푹―하고 꺼져내리는 바람에 한순자, 남수금, 김송죽 세 소녀가 풍덩 하고 4메터 깊이가 되는 얼음물속에 빠져버렸다.

신발끈을 고쳐 매느라 한발작 뒤처져오던 석정자학생은 아직 꺼지지 않은 얼음장을 간신히 붙잡고있는 친구 남수금을 건져내고 이어 김송죽학생도 구해냈다. 그러나 이들 어린 녀학생들이 아무리 안깐힘을 다 써도 깊은 얼음물에 빠진 순자학생만은 건져낼 재간이 없었다. 순자학생은 기진맥진하여 두번이나 물에 잠겼다 떴다 하며 각일각 차디찬 얼음물속에 가라앉고있었다.

위기일발의 이 시각, 두만강 건너 조선의 기차길에서 흰 연기를 뿜으며 기관차 한대가 서서히 굽이를 돌아 바로 그 구간을 달리고있었다.조선의 무산시 방향으로 달리던 화물렬차에서 차장 김형호가 차창밖으로 두만강 얼음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어린이를 발견하고 제꺽 제동장치를 눌렀다.

동시에 그는 《사람이 물에 빠졌소!》하고 소리치며 달리는 화물렬차에서 뛰여내렸다. 차장실 곁칸에 앉아있던 조선청년 최상현도 뒤따라 기차에서 뛰여내렸다. 그들은 한편으로는 웃옷과 신발을 벗어던지면서 중국소녀들이 물에 빠진 곳으로 바람같이 달려가 대문짝같은 성에장이 둥둥 떠내려가는 차디찬 얼음물속에 서슴없이 뛰여들었다.

약 40메터 하류를 더 떠내려가서야 그들은 마침내 어린 순자를 구원해낼수 있었다. 얼음물속에서 그들은 모두 온몸에 동상을 입었다…

자신의 생명과 안위를 뒤전에 두고 성에장이 흐르는 강물에 용감히 뛰여들어 어린 학생을 구원한 조선의 두 청년의 장거는 두만강 량안의 두 나라 인민들의 가슴에 커다란 감동을 안겨주었다. 참으로 이들의 행동은 사품치며 흐르는 두만강물 차디찬 얼음장에서 엮어낸 아름다운 생명의 찬가였다.

도문강 칠백리 친선의 꽃이 피였네

두 나라 인민들의 친선의 꽃이 피였네

이웃나라 조선형제 얼음속에 뛰여들어

중국아동 구원하니 백설우에 꽃이 피였네

도문강 칠백리 하많은 꽃중에도

친선으로 피는 꽃에 비길 꽃이 없다네

예로부터 중조인민 어깨겯고 싸웠으니

친선의 깊은 정이 걸음마다 깊어가네

도문강 칠백리 눈보라 몰아쳐도

친선의 꽃송이는 아름답게 피여나네

산과 들에 피는 꽃은 계절따라 피건만

친선의 꽃송이는 사시장철 피고피네

방죽송, 김태갑 작사, 최삼명 작곡 《친선의 꽃》, 이 노래의 창작은 1964년 겨울, 화룡공연을 3일 앞두고 시작되였다.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중조 친선과 국제주의정신의 새 노래를 엮은 두 주인공-김형호와 최상현 두 조선청년을 따라배우고 오랜 전통의 두 나라 우의를 가송하기 위하여 화룡에서 성대한 군중대회를 열기로 한것이였다.

이에 연변가무단에 긴급임무가 내려왔던것이다. 사흘안에 《친선의 물결》이란 가무극을 창작해내라는것인데 당시의 자치주당위 선전부장 리휘가 직접 가무단에 내려와 창작을 독촉하고 지휘하였다.

곧 연변의 이름있는 시인, 작곡가들로 창작팀이 무어졌는데 김철, 황봉룡, 리행복, 김태갑, 장동운, 방죽송이 문학대본과 가사창작을 맡고 작곡은 연변가무단의 정진옥, 박우, 최삼명, 허원식, 최창규가 맡았다. 이들은 밤을 하얗게 새면서 창작에 몰두했다. 가사만 나오면 나오는대로 그 즉시 작곡에 달라붙었다.

마침내 《친선의 꽃》가사가 나왔다. 그 당시 가무단 단장였던 정진옥이 창작조의 성원들을 불러놓고 가사를 내놓으면서 누구든지 이 가사에 먼저 여덟소절만 곡을 붙이면 그것으로 정하여 노래를 만들겠다고 말하였다.

그때 33살 새파란 나이였던 젊은 작곡가 최삼명이 단숨에 그 가사에 16소절의 음표를 다 붙였는데 결국 그의 곡이 뽑혔다. 이어 정진옥은 최삼명과 단둘이 남아 한 30분정도 피아노를 치면서 좀 더 다듬은 끝에 지금과 같은 곡을 완성시켰다.

이 가요는 6/8박자의 살풀이장단에 2부분형식으로 씌여졌는데 두번째 부분은 개방악단으로서 두 소절을 확충하여 결말지었다. 다정하고도 친절한 음조, 두 나라 인민들의 꾸밈없는 소박한 정서를 그대로 노래에 담은것으로 음악적으로도 상당한 성공을 가져왔다. 그때의 정경을 작곡가 최삼명은 다음과 같이 회고하였다.

《친선의 꽃》은 1964년 겨울 두만강이 완전히 얼기전에 창작하였습니다. 그때 우리는 가무단에서 《친선의 물결》이라는 가무극형태의 작품을 창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조선의 영용한 두 젊은이가 중국의 녀학생이 두만강에 빠진것을 구해냈습니다. 이 감동적인 사건을 들은후에 이틀간에 걸쳐서 창작으로부터 연습에 이르기까지 몽땅 완성하고 이 두 영웅을 화룡에서 만나서 공연하기 위해 우리가 합심하여 분투할 때였습니다. 정진옥선생하고 둘이 앉아서 약 10여분의 시간을 거쳐서 이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시간이 급해 당금 차에 올라 화룡으로 떠나가기 때문에 차안에서 나는 민악대편곡을 하고 그때 박정자가 이것을 첫 노래로 무대에 등장하였습니다. 원래 박정자는 가야금을 했지 노래하는 가수가 아니였습니다. 그런데 처음 이 노래를 불러서 세상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박정자가 이 노래를 불러서 전 연변에 이 노래의 씨를 전파하기 시작했습니다…

1964년 1월 10일, 연변조선족자치주인민정부에서는 연길시에서 1000여명 군중이 참석한 집회를 소집하고 중국소녀를 구원한 김형호와 최상현 두 조선청년의 국제주의정신을 따라배울 것을 호소했다.

이어 15일에는 길림성 및 장춘시의 군중집회가 열렸다. 집회가 끝나 연변가무단의 공연이 있었는데 이 두차례 군중집회에서 펼쳐진 무대공연이 있은후 연변인민방송국에서 매주일가로 이 노래를 방송했다.

그때로부터 《친선의 꽃》이 노래를 부른 박정자가수는 연변의 신인 민요가수로 등장하여 대뜸 이름을 떨쳤다. 이 노래의 성공에는 이처럼 정진옥의 혜안에 의해 그 당시 가야금연주원이였지만 노래를 잘 부르고 성악소질이 있는 박정자를 가수로 선정한것도 뛰여난 결책으로 숨어있었다. 이 노래는 1960년대초반 중국조선족음악의 대표작으로 되였으며 오늘까지 남녀로소가 모두 즐겨 부르는 노래로 되였다.

이 노래의 가사창작에 참여한 방죽송 (1933년-1984년)은 길림성 룡정시 팔도구에서 출생하였다. 1950년부터 연변가무단 연주원, 악대 부대장, 창작실 주임, 연변문예창작평론실 주임을 력임하였다. 그는 가사 《풍년벌에 울리는 장고소리》, 《아름다운 장백산》, 《사회주의조국 승승장구로 나간다》등 많은 작품을 창작하였다.

/기고인 석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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