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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세계 제일의 바보?

[기타] | 발행시간: 2012.08.16일 15:38
‘더 바보 이론’에 대해서는 모두 들어보았을 것이다. 나보다 더 바보에게 높은 가격에 매각하겠다는 생각으로 실제 가치와는 무관한 가격에 자산을 사들이는 행위를 지칭한다. 이런 생각은 물론 위험하다. 나보다 더 바보에게 팔겠다고 생각했다가 내가 제일 바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은 사람도 많다. 중국이 세계 제일의 바보가 되는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중국정부가 ‘더 바보 이론’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국 최대 자동차부품제조사 중 하나인 완샹이 고전하고 있는 배터리제조사 A123시스템의 80% 지분을 구입하기 위해 4억5천만 달러를 지급할 것이라는 지난 주 발표를 생각해 보자.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첨단배터리를 제조하는 A123은 지난 몇 년 동안 미정부로부터 다양한 보조금명목으로 약 5억 달러를 지원받았음에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완샹이 미정부, 즉 미국납세자를 대신해 A123에게 자금줄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편, 지난 달 중국국영 해양석유총공사는 캐나다의 석유가스업체 넥센을 현금 151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영문제로 타격을 받았으며 핵심 오일샌드 프로젝트에서 계속해서 기술적 어려움을 겪어온 넥센의 시가총액에 무려 60% 프리미엄을 얹은 금액이다.

휘청거리는 기업 인수가 꼭 잘못된 선택은 아니다. 미트 롬니 후보 재직 당시 베인앤컴퍼니는 어려움에 처한 기업인수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거두었다. 현명한 인수자라면 인수대상기업의 기본가치 자체를 바꾸어놓을 수 있다. 롬니 후보는 개선된 “경영기술” 주입을 통해 고전하고 있는 기업을 흑자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방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상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가 잘못된 경영 때문인지 아니면 수요가 없다시피 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인지를 판별해야 한다. 이러한 구별은 롬니 후보 등 노련한 사모투자자들에게도 쉽지 않다.

베인앤컴퍼니의 인수모델과 중국기업의 인수모델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중국기업이 A123과 넥센 등 각종 기업을 인수할 때 가장 많이 내세우는 이유는 기술이전이다. 정부의 격려 속에 해당 분야의 노하우를 획득하기 위해 서양기업을 인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번 생각해봐야 할 논리이다. 시장경제 하에서 현명한 인수기업은 가능성이 있지만 고전 중인 인수대상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거나 어느 정도 선전하고 있는 대상기업을 통합시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경영기법을 전수한다. 반면, 중국기업들은 인수대상기업이 어쩌다가 현재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이들 기업으로부터 기술 및 경영노하우를 얻어갈 생각만 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기술이 인수가치가 있는가?’야말로 충분히 제기되고 있지 않은 질문이라 할 수 있다. A123은 모든 면에서 상당히 성공적인 배터리제조업체이며 GM 등 자동차제조사로부터 주문도 많이 받고 있다. 문제는 전기자동차 시장이 크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눈치챈 미국의회는 녹색기술 프로젝트를 과거만큼 지원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이러한 현실을 눈치채지 못한 중국정부는 보조금과 강제력을 동원해 중국에서 전기자동차시장을 만들어내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A123의 배터리기술을 획득한다면 전기자동차시장 창출 노력에 도움이 되겠지만 과연 이러한 노력이 추구할만한 가치가 있는지가 문제이다.

위와 같은 원칙은 조금은 놀랍게도 넥센에게도 적용된다. 넥센이 인수대상으로 찍힌 주요원인 중 하나는 리비아 등 국가에서 기존 방식으로 생산되는 석유가 많아짐에 따라 유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넥슨이 경쟁사에 비해 오일샌드에서 원유를 효과적으로 추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년 초 경영진 교체 덕에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롱레이크 오일샌드 프로젝트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진행중인 프로젝트이다. 이에 따라 넥센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해 왔으나 중국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거나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

중국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중국이 장기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오늘날 전기자동차 배터리는 상업적으로 쓸모가 없지만 언젠가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이며, 넥센이 프로젝트 문제를 해결함에 따라 해양석유총공사가 여기에서 교훈을 얻고 기존 방식의 석유생산이 부진할 때 넥센의 노하우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어쩌면 위와 같은 주장은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자신이 실제 가치보다 높은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언젠가는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이러한 주장은 종이 한 장 차이이다. 중국기업의 인수열풍이 경제대국으로 향하는 디딤돌이 될지, 쓸모 없는 기술로 가득한 세계최대의 고물집하장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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