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무고한 시민을 성폭행범으로 만든데 대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9월 1일자 신문 1면에 “병든 사회가 아이를 범했다” 는 제목의 전날 있었던 나주 성폭행범 관련 기사에 사진을 게재하며 용의자 고모씨의 이름까지 밝혔다.
그러나 이 사진의 주인공은 고씨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언론의 범죄자에 대한 신상 공개 범위가 어디까지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도 다시 한번 도마위에 올랐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용의자 고씨가 아니라 개그맨 지망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가 보도된 당일, 사진의 주인공은 조선일보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고 조선일보는 온라인상에서 사진을 삭제했다.
이 사실은 피해자의 친구인 네티즌이 발견해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사진 속 주인공인 제 친구는 개그맨 지망생인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죽고 싶다는 말까지 한다"며 항의성 글을 올린데서 시작됐다.
당일 밤 늦게까지 조선일보는 사실확인에 착수했고 자정이나 되어서야 사과문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서울 일부 지역에 배달된 조선일보 9월1일자 A1면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 '병든사회가 아이를 범했다' 제하의 사진 중 '범인 고종석의 얼굴(위 사진)'은 범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진으로 밝혀져 바로 잡습니다. 잘못된 사진을 게재해 피해를 입은 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아울러 독자 여러분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신문은 “고종석 주변인물 미니 홈페이지 등을 검색하던 중 CCTV화면 등에 나오는 고종석과 닮아 보이는 인물 사진을 찾아냈다”며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을 성폭행한 범인이 조두순, 김수철을 뛰어넘는 반인륜적 흉악 범죄자라 보고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 위해 취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또한“취재팀은 1일 새벽 1시경까지 고종석을 호송한 경찰, 고종석을 조사한 경찰 및 수사관계자, 고종석이 드나든 PC방에서 고종석의 얼굴을 아는 사람들, 고종석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주민 등 10여명으로부터 ‘고종석이 맞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며 “신문 최종마감 시간을 앞두고 사진 게재를 일단 보류한 뒤 추가 확인 작업을 계속해 고종석을 직접 대면한 경찰관에게 본지 기자가 확보한 사진을 보여주고 “(고종석이) 맞구만. 확실하구만”이라는 등의 증언까지 확보한 뒤 서울 지역 일부 지역에 배달되는 최종판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해당 신문은 현재 온라인상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건 ‘오보’가 아니라 ‘허위사실 날조에 의한 인격 살인’입니다. 제호가 “병든 사회가 아이를 범했다”네요. 병든 신문이 생사람을 잡았다”며 비판을 금치 않았고 다른 네티즌은 “뉴욕타임즈는 2003년 3월11일 1면에서 기사를 날조한 자사 기자 제이슨 블레어를 해고했음을 알리면서 큼지막한 사과 기사를 2개면에 걸쳐 게재했다. 또한 편집인과 편집국장 등 2명의 고위 편집 간부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보고있나 조선일보?”라며 비판을 가했다.
현재까지는 언론에서도 범인이 확정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피의자의 인권을 위해 이름이나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조선일보는 “2009년 경기 남서부 연쇄 살인범 강호순 사건을 계기로 국민 알 권리와 공익을 위해 반인륜 범죄에 대해서는 범인이 확실하면 수사 단계부터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문방송편집인협회는 강호순 사건 이후 신문윤리강령을 개정해 흉악범의 얼굴 사진 공개 여부를 언론사의 개별 판단에 맡기고 있다.
코리아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