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투자하면 큰돈 번다" 속여…새터민 150명, 50억원 가로채
(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 광시쫭족자치구의 부동산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새터민에게 접근해 금융 피라미드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50억원(한화 이하) 상당을 가로챈 사기단이 한국경찰에 체포됐다고 노컷뉴스가 30일 전했다.
이들의 사기에 걸려든 새터민들은 정착지원금과 아파트 전세금까지 모두 날린 것도 모자라 거액의 빚까지 지게 돼 길바닥에 나앉을 신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3년 탈북해 부산 사상에 있는 한 제조 공장에 다니며 어렵게 살고 있던 김모(52)씨는 동료 새터민 이모(38)씨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중국 광시 난닝시에 부동산 개발 광풍이 불고 있어 수천만원을 투자하면 억대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것.
김씨는 같은 새터민 처지인 이씨기에 별다른 의심 없이 정착지원금 천만원에, 아파트담보, 사채까지 동원해 이씨에게 3천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이씨는 하위 투자자를 모아야 배당금을 줄 수 있다며 연락을 회피하기 시작했고, 몇 달이 지나서야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처럼 새터민 사이에서 중국 부동산에 투자하면 대박을 터트린다고 속여 피라미드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해 50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국내 모집총책 이 모(43) 씨를 구속하고 홍 모(44) 씨 등 모집책 15명을 입건했다.
중국 광시쫭족자치구 난닝시에 근거지를 둔 새터민 상대 금융 피라미드 사기단 일당들이 하위 투자자 유치 수당금을 쌓아놓은 장면. 일당들은 이 장면을 보여주며 투자를 유혹했다.
또 중국 광시에 근거지를 두고 피라미드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는 사기단 총책 조선족 이 모(51) 씨를 인터폴에 수배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거액을 투자하기 꺼리는 새터민들을 직접 중국 광시좡쪽자치구 수부 난닝시에 데려가 전혀 상관이 없는 건설 현장을 둘러보게 하거나, 현지에서 현금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수당을 나눠주는 동영상을 보여주는 수법으로 새터민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노련한 사기 행각에 2010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새터민 150명이 투자금 50억원을 쏟아 부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이나 경제 사정에 어두운 새터민들은 동료를 믿고 이렇다 할 계약서도 한 장 받지 않은채 3천만원 이상씩 건넸다.
경찰에 붙잡힌 한국내 총책 등 일당은 가로챈 투자금으로 고가의 아파트나 외제차를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해온 반면, 이들에게 정착지원금, 아파트 전세금을 모두 털린 새터민들은 거액의 빚까지 떠안게 돼 생계가 파탄지경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이병진 대장은 "부동산 금융 피라미드 사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주범이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어 검거가 쉽지 않은데다, 행여나 투자자를 모집하면 원금을 보전받을 수 있다는 말이 돌면서 계속 투자가 이뤄지면서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