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쑹빈빈 씨가 지난 11일 베이징사범대 부속실험중학교에서 문화대혁명의 과오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고위급 장성의 아들이 문화대혁명(문혁) 시절 자신이 박해했던 교사를 찾아 머리 숙여 사과한데 이어 이번에는 고위급 장성의 딸이 직접 모교를 방문해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베이징 지역신문 신징바오(新京报)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베이징사범대 부속실험중학교의 전신인 베이징사범대 부속여중을 졸업한 학생 20여명이 당시 이들을 가르쳤던 교사 20여명을 만난 자리가 마련됐는데, 이 자리에는 쑹런충(宋任穷)의 딸 쑹빈빈(宋彬彬)과 문화대혁명 당시 학생대표를 맡았던 류진(刘进) 등이 참석했다.
쑹빈빈은 지난 1966년 8월 톈안먼(天安门)에서 마오쩌둥(毛泽东) 전 주석의 팔에 '홍색완장'을 채워준 것으로 유명하다.
쑹빈빈의 부친인 쑹런충은 1934년 공산당 홍군의 장정에 참가해 중앙군단의 간부를 역임했으며 1955년에는 상장(上将, 중장보다 높고 대장보다 낮음)에 임명됐으며 '팔일훈장', '일급 독립자유훈장', '일급 해방훈장' 등을 받았다. 문화대혁명 때 실각했다가 1974년 복권돼 정협부주석, 당 중앙서기처 서기, 중앙정치국 위원 등을 지냈다.
쑹빈빈, 류진 등 일부 졸업생은 이 자리에서 문화대혁명 당시 볜중윈(卞仲耘) 부교장이 구타로 사망한 것을 막지 못하고 자신들을 가르쳤던 교사들을 비판한 것을 후회했다.
쑹빈빈은 교사들과의 만남에서 1천5백자 분량의 '나의 사죄와 감사'라는 글을 발표했다. 그녀는 "부교장이 죽기 전, 나와 류진이 두차례 학생들을 말려 해산하는 바람에 아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다"며 "부교장의 죽음에는 분명 내 책임이 있다"고 사죄의 뜻을 밝혔다.
또한 쑹빈빈과 류진은 교내에 세워진 볜 부교장의 반신상 앞에서 묵념하고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회고하며 수차례 눈물을 쏟았다.
쑹빈빈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사죄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사과를 하게 된 계기를 밝히고 "선생님과 동급생을 다치게 한 적이 있는 사람은 모두 자신을 돌아보고 문화대혁명을 반성할 것이며 용서를 구해 화해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문화대혁명 홍위병으로 활동했던 인사들의 공개참회가 잇따르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중국 10대 원수(元帅) 중 한 명으로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국무원 부총리 등을 역임한 천이(陈毅)의 셋째 아들 천샤오루(陈小鲁, 67)가 지난해 국경절 연휴에 모교인 베이징 제8중학을 찾아 당시 교사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를 표시했다.
지난해 8월 초에는 베이징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장훙빙(张红兵, 59) 씨가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3년 전 어머니를 반혁명분자로 고발해 총살당하게 했다"며 눈물로 후회했으며 6월 중순에는 지난시문화국(济南市文化局) 문물처 처장으로 일하다 은퇴한 올해 61세의 류바이친(刘伯勤) 씨가 잡지에 광고를 게재하고 당시 자신의 잘못을 사죄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