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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20년, 중국을 다시 본다]왕서방 "샤오팡즈 한국인" 되레 얕보네

[기타] | 발행시간: 2012.03.28일 14:01
아파트 10년새 4~5배 폭등…임대료 세계 최고 수준

급격한 성장에 정부 '내수 안정' 주력…'균형 발전' 강조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중국 베이징에서 무역업을 하는 조선족 김창희씨(가명·51)는 번화가에 꽤 큰 규모의 집 다섯 채를 갖고 있다. 벤츠를 포함해 고급 수입세단도 여러 대다.

20년 전, 중국과 한국 기업인들간 통역업무를 담당하던 김씨가 최근 몇년 새 이같은 거부가 된 데는 중국 내 주요 도심의 부동산 열풍이 한몫했다. 사업을 하며 알고 지내던 한 한국기업인으로부터 "당장 빚을 내서라도 주택이나 토지 같은 부동산을 사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얻었고, 지난 몇년 간의 부동산 폭등으로 막대한 재산을 만지게 된 것이다.

◆부동산 폭등이 낳은 新풍경

= 최근 중국 정부가 과도한 부동산 열기를 막기 위해 주요 도심부터 부동산세를 신설하는 등 각종 정책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이미 김씨와 같은 부동산 재벌들이 이미 사회 곳곳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정책들이 실효성을 거둘지에 대해선 중국 내부에서도 회의 섞인 시선이 많다.

현지 한 사업가는 "베이징 중심가 아파트나 상가 가격은 10년 새 4~5배 이상 올랐다"면서 "외곽지역으로 분류되는 5환 바깥 지역에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일도 있지만 중심가는 웬만한 정책으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부동산 폭등은 다른 물가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베이징 시내 지하철 요금은 2위안(350원), 버스는 1위안 정도다. 정부가 대중교통을 장려해 현지인들은 0.4위안에 이용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비싸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상가 임대료는 뉴욕이나 파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최근 한 국제부동산컨설팅업체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베이징 시내 사무실 임대료는 지난해 75% 올라 제곱피트(0.09㎡)당 130달러로 홍콩·런던·도쿄 등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걸로 나타났다. 현지 사회 초년병들이 받는 월급은 보통 3000~4000위안 정도다.

이같은 현상으로 인해 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간 빈부격차도 극심해졌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주택구매 제한령을 실시하고 상하이·충칭에 이어 베이징까지 부동산세를 검토중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관영 신화통신이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관심사 1위는 소득격차 축소, 2위는 주택가격 안정이었다. 그간 높은 순위를 기록하던 부패척결 문제는 관심도가 떨어졌다.

베이징 세계무역센터 등 도심 한가운데에선 벤츠·롤스로이스 등 최고급 차량과 함께 빨간색 천이 둘러진 릭샤(자전거 뒷쪽에 사람이 타는 자리를 만든 이동수단)가 함께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흔한 일이다.

◆中, 수출보다 내수에 방점

=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부작용 탓에 중국 정부도 '내부 안정'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그간 소수 경제특구를 통해 경제성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전국 주요 거점도시를 통해 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수출이 아닌 내수기업 지원에 주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달 초 열린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5%로 제시했다. 1000만명이 넘는 신규 구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한 마지노선이었던 '8% 성장'을 8년 만에 접은 셈이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와 함께 도시실업률과 물가상승률도 적극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개방 후 전 세계 각지에서 외자유치에 성공하며 성장했지만, 그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데 따른 고육지책인 셈이다. 실제 중국의 대외수출 가운데 절반 가량은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다.

박한진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부장은 이에 대해 "중국이 몇년 전까지 자국의 결핍경제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과잉경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중국 당국도 수출주도의 경제를 어떻게 내수안정으로 전환할 것인지 정책기조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진행중인 中華

= 빈부격차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켠에선 '발전', '성장'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몇년 새 집중적으로 유치한 베이징 올림픽(2008년), 상하이 엑스포(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2010년)과 같은 각종 국제행사는 이같은 중국인들의 욕구가 여실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성공한 우주도킹은 중국 전역을 열광케 했으며, 베이징-상하이간 고속철도, 산둥성 세계 최장 해상대교와 같은 '눈에 띄는' 사업들은 여전히 곳곳에서 진행중이다.

김진곤 베이징 한국문화원 원장은 "중국 역사상 문화·기술분야에 대한 중국인들의 자긍심은 어느 때보다 높을 정도"라며 "최근 공산당 전체회의에서도 문화산업의 육성발전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주요 화두였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중국인을 얘기할 때 흔히 거론되는 중화주의(中華主義)의 한 단면인 셈이다.

동시에 한국을 비롯해 외국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현지에서 20년 넘게 사업을 하고 있는 한 한국 기업인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시작한 20년 전만 해도 서로 한국기업을 모셔가려고 경쟁했지만 이제는 현지에서 사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정도로 환경이 변했다"며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한국인을 '샤오팡즈'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샤오팡즈란 '소방자(小放恣)'의 중국어 발음으로, 작으면서도 무례한 한국인을 비꼬는 표현이다.

◆특별취재팀=조영주 차장, 지연지·조슬기나·최대열·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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