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 돌아선 것은 철강과 컴퓨터ㆍ통신장비, 화학제품, 자동차 등 주요 업종이 부진한 탓이다.
그중에서도 철강업은 지난 1~2월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4%나 감소했다. 세계 철강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중국 철강업체들로서는 충격적인 결과다. 중국은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10대 철강사 중 5개를 보유하고 있는 철강 대국이다.
중국 제조업의 핵심 경쟁력인 철강업의 이런 부진은 후방산업 수요 둔화와 철광석 등 원가 상승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철강 제품이 주로 사용되는 자동차와 조선, 건설업종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자동차 업종 순이익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5% 감소한 것이 이를 반영한다. 건설업종도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영향으로 시황이 악화되면서 건축용 철강재 수요가 감소했다.
원가 측면에서는 지난해 30% 가까이 오른 철광석 가격이 올해 초까지도 영향을 끼쳤다. 올해 들어 철광석 가격 인상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둔화됐지만 지난해 구입한 재고가 투입되면서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근로자 임금이 지속 상승한 것도 실적을 악화시켰다.
정유업체들은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정부의 물가정책 탓에 휘발유와 경유 등 제품 가격을 국제 원유가격 인상 폭만큼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왕신화 중국석유화학(시노펙) 재무책임자는 "가격 인상 요인을 제품에 반영하지 못함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정부가 올해 들어 두 차례 휘발유 가격을 인상하는 등 가격 정상화에 나서고 있어 조만간 적자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화학 제품과 자동차 업종 실적 악화는 수요 부진에 따른 업체 간 경쟁 격화가 원인이다.
중국에서는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면서 산업용 원자재인 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가 올해 들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자동차 등록 규제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업체들 간에 경쟁이 가열되면서 이익률이 떨어졌다. 재미있는 대목은 민영기업에 비해 국영기업 실적이 더 부진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거시경제 상황에 민감한 철강과 화학, 정유 등 중후장대형 산업에 국영기업이 집중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제조업체 이익이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섬에 따라 경제 경착륙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