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김진석 배중현]
"접수하러 왔습니다."
취중토크를 위해 호프집 문을 열고 들어온 '나쁜 녀석들' 마동석·조동혁·박해진의 첫 마디다.
이들은 OCN 개국 이래 최고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드라마 '나쁜 녀석들'의 주인공이다. 사회 악의 씨를 말려버리기 위해 정직 중인 형사 김상중(오구탁)과 용서받지 못할 중죄를 저지르고 복역 중인 세 사람의 이야기. 조직폭력배 행동대장 마동석(박웅철)·빈틈없는 청부살인업자 조동혁(정태수)·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박해진(이정문).
세 사람의 활약은 대단하다. 첫방송 이후 시청률은 내려올 줄 몰랐고 지난 5회에서는 평균시청률 3.8%를 기록하며 시청률 새 역사를 써내리고 있다. '19금'이라는 시청 제약이 있음에도 연일 고공시청률.
드라마는 사전 제작 시스템으로 이미 촬영이 끝난 상태다. 종영 후 각자 휴식기를 보내고 있지만 인터뷰를 위해 기꺼이 다시 모였다. 두달반동안 땀내맡으며 지겹게 봤음에도 사나흘 안 본게 그리웠는지 가볍게 포옹을 하며 반가워한다. 당장이라도 호프집을 집어삼킬 듯한 포스지만 입을 떼면 영락없는 동네 형들이다. 뭐 그리 할 말이 많은 지. '나쁜 녀석들'과 남자 기자 두 명이 앉은 자리에는 시종일관 웃음 꽃이 떠나지 않았다. 두시간여 함께 술잔을 기울인 이들은 '나쁜 녀석들' 보다는 '좋은 녀석들' 아니 '좋은 사람들'이다.-화질이 일반 드라마와 달라 적나라하게 다 나오던데.
마동석 "저는 원래 메이크업을 안 해서 상관없었어요. 땀구멍 좀 보이면 어때요. 또 캐릭터랑 딱 맞잖아요. 피부 좋은 박웅철은 있을 수도 없죠."
박해진 "형들이 안 하니깐 안 했죠. 원래 다크서클이 있는 편인데 역할이랑 딱 맞아서 일부러 안 덮었어요. 사람들은 메이크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있는 그대로에요. 오히려 도움됐죠."
-촬영이 많이 힘들었죠.
마동석 "더 힘든 것도 많이 해봐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해봤다고 안 힘든 건 아니더라고요. 할 때마다 힘들어요. 나이 먹으면서 가장 힘든 건 무조건 잠. 잠이 부족해 힘들어요. 비몽사몽한 기운으로 10명과 싸우는 장면 찍으면 진짜 끝이에요."
-완벽한 호흡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겠죠.
마동석 "시간이죠. 사전 제작 드라마라 촬영 시간이 칼 같이 정해져있어요. 그 안에 다 찍으려다보니 정신없게 움직이고 잠 못자고. 그런게 아쉽죠."
조동혁 "초반에 제작비를 많이 쏟아냈는지 뒤로 가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스케일이 작아질 때가 있어요. 어쩔 수 없긴 한데 좀 아쉬워요."
-아직 한 달여 남았지만 벌써 결말이 궁금하네요.
조동혁 "뭐라고 딱 부러지게 말하기 힘드네요. 뭐 끊임없이 사건이 진행되고 액션신 나오고. 그러다보면 종영하죠.(웃음)"
-벌써 시즌2 제작해달라는 요청이 많던데요.
마동석 "귀가 얇은 편이라 동혁이와 해진이가 한다면 해야죠. 무조건 같이 해야죠."
조동혁 "우리 셋이 바뀌지 않는다 하고 싶어요. 다른 출연자도 이왕이면 다 같이 가아죠."
마동석 "상중이형만 그대로고 우리보다 더 나쁜 애들로 바뀌는거 아냐.(웃음) 더 독한 애들 찾기 쉽지 않을텐데."
-시즌2말고 영화화는 어떤가요.
마동석 "저희끼리 촬영장에서도 영화화되길 바란다고 말했어요. '에이특공대'처럼 무언가 영화로 펼쳐내면 더 리얼하게 그릴 수 있겠죠. 못한 욕이나 더 폭력적인 장면도 넣을 수 있고요."
조동혁 "사실 시즌2보다 영화로 되길 바라요. 아 누가 좀 나서서 영화화해주길."
-이 자리에는 없지만 김상중 씨는 어때요.
마동석 "'그것이 알고 싶다'를 오래 진행하다보니 분노하는 사건을 가까이서 보잖아요. 그러니 마음에 풀리지 않는 무언가 있나봐요. 드라마 촬영하면서 그런 부분을 시원하게 해소하니깐 좋아하세요."
-강예원씨는 홍일점이라 힘들어했을 수도 있을텐데.
마동석 "저희는 예원이 덕분에 좋았어요. 활력소에요 활력소. 이렇게 성격 좋은 여자가 있구나 할 정도에요. 여성스러움을 기본으로 약간의 푼수같은 매력도 있어요."
-출연진이 작가님을 엄청 신뢰한다던데.
마동석 "굉장히 머리가 좋아요. 식상할 수 있는 내용도 분명있는데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꿔 보여주는데 그게 또 재미있어요. 그리고 전적으로 우리한테 맡겨요. 애드리브 용납 못 하는 작가들도 있는데 우린 아니에요. 우리에게 기회를 주는 거죠."
-마동석 씨는 애드리브 많이 하죠.
마동석 "이것저것 좀 했는데 다들 좋아하시더라고요. 근데 아쉬운거 있어요. 상중형님과 얘기할 때 '그래서? 어쩌라고? 그것이 알고 싶으세요?'라는 말 하고 싶었는데 못 했어요. 아까워라."
-두 사람은 워낙 말이 없는 캐릭터잖아요.
박해진 "예 맞아요. 저랑 동혁이형은 입 다물고 있으면 그게 촬영이에요."
마동석 "쟤네 둘 촬영하는 거 보면 같은 자세로 몇 시간을 그렇게 있어요. 전 자는 줄 알았어요. 나같음 좀이 쑤셔 못 있을텐데 신기해요."
-감히 서로의 연기를 평가한다면.
조동혁 "이렇게 말해도 되나 모르겠는데 동석형님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 새삼 느꼈어요. 눈빛·표정·몸짓 등 보고 있으면 온 몸에 전율이 느껴져요. 해진이는 원래 잘하는걸 알았으니 뭐… 둘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입이 떡 벌어져요. 난 뭐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
마동석 "에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말 잘하네. 아니에요. 제가 동생들한테 많이 배워요. 특히 해진이한테 많은 걸 느끼고 깨달아요."
박해진 "여기서 제가 무슨 말을 해야할까요.(웃음) 두 분은 체격을 떠나 카메라 앞에 서면 꽉 차요. 에너지가 꽉꽉 차서 뿜어지는게 달라요."
-너무 칭찬만 하는 것 같은데.
마동석 "진짜 동생들과 친해서 그런 게 아니라 선수들이에요. 합을 짤 것도 없고 그냥 '슛' 들어가면 준비해온 거 펼치는 느낌이죠. 현장에서 우발적인 상황이 벌어져도 금방금방 잘 대처하고 넘어가요. 다들 촬영오기 전에 엄청 준비한 티가 팍팍나요. 나만 설렁설렁 다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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