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페페(레알 마드리드)의 별명은 ‘깡페페“다. 플레이 스타일이 거칠 뿐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폭력적 행동을 수차례 보인 데서 붙여진 별명이다. 2008-2009시즌에는 쓰러진 상대 선수의 등을 축구화 스터드로 긁기도 했고, 지난여름 열린 2014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 월드컵서는 독일 공격수 토마스 뮐러에게 박치기를 가하기도 했다.
그런 페페가 이제라도 화를 죽이고 착한 선수로 다시 태어나기로 마음먹은 것일까? 페페가 놀라운 기록을 이어 가고 있어 주목된다. 바로 ‘경고 0회’ 기록이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15일(한국 시각) "라 리가 20개 팀 주전 센터백의 반칙 기록을 점검한 결과 페페가 유일하게 경고가 없는 선수였다"라고 보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페페는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치른 라 리가 15경기 중 12경기에 출장했는데 파울 횟수가 고작 5개뿐이다. 모두 풀타임 출장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216분당 한 개의 반칙을 범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선수가 이런 기록을 남겨도 놀라울 텐데, 거칠기로 유명했던 페페가 이런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마르카>는 페페에게 ‘미스터 클린’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붙였다.
우승을 다투는 다른 클럽 선수들과 비교하면 페페의 기록은 더욱 빛난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바르셀로나)는 8회의 파울을 범해 옐로카드 1장과 레드 카드 한 장을 받았다. 헤라르드 피케(바르셀로나)도 7회 파울을 저질러 4회 경고를 받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센터백 듀오 디에고 고딘과 미란다는 각각 8회 파울에 3회 경고, 7회 파울에 4회 경고를 받았다.
페페가 경고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반칙을 범하지 않을 뿐 아니라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페페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감정이 달아오른 상태에서 빈번하게 나오는 고의적이거나 고의성이 짙은 반칙들이었다. 구단 역대 퇴장 횟수 1위인 세르히오 라모스와 페페가 함께 뛰면서 레알 마드리드는 항상 시한폭탄을 안고 싸우는 셈이었는데, 페페의 플레이가 확 달라진 게 레알 마드리드 수비에 안정감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페페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9장의 옐로카드를 받았다. 2007년 레알 마드리드 입단 이후 단 한 번도 경고를 받지 않은 시즌이 없다. 가장 적은 경고를 받은 시즌은 리그 6경기에 출장한 2009-2010 시즌으로 당시 1장을 받았다. 페페가 현재 활약을 이어 가 폭력적 선수라는 이미지를 날려 버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글=남세현 기자(namsh87@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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