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대통령 1차 투표 결과에 당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아테네=EPA 연합
그리스 의회가 17일 실시한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부결됐다.
연립정부가 추대한 스타브로스 디마스 전 외무장관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160명으로 가결 요건인 200명에 크게 못 미쳤다. 신민당과 사회당이 구성한 연정 소속 의원 155명과 무소속 의원 5명만 찬성했으며, 야당과 다른 무소속 의원 등 135명이 반대하고 5명은 기권했다.
상징적 국가원수인 대통령은 의회에서 선출하며 1, 2차 투표의 당선 요건은 정원(300명)의 3분의 2 이상 찬성, 3차 투표는 5분의 3(180명)이다. 이날 부결에 따라 의회는 오는 23일 2차 투표를 치르며, 또 선출에 실패하면 29일 3차 투표를 실시한다.
연정은 23일로 예정된 2차 투표도 부결되겠지만 29일 치를 3차 투표에서는 180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의회가 3차 투표에서도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면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하며 새로 구성된 의회는 다시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된다.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 파노스 스쿠레티스 대변인은 “연정이 후보를 교체하더라도 180표를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 조기 총선을 치러 시리자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지난 8일 대외채권단과 마지막 구제금융 협상 시한을 2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한 직후 대통령 선거를 2개월 앞당겨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은 내년 재정수지 전망에 대한 이견, 정권 교체 가능성 등 정치적 불확실성 등 때문에 지난달 구제금융 조건에 합의를 보지 못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