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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못하면 망해" 새벽 학원 가는 한국 명동 상인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01.12일 14:59
(흑룡강신문=하얼빈) "두 이샤. 저젠 이푸 둬사오첸?"(讀一下.這件衣服多少錢?·읽어보세요. 이 옷이 얼마예요?)

  "우완 한비. 칸 이샤, 헌 퍄오량."(五萬韓幣.看一下,很漂亮·5만원요. 한번 보세요, 정말 예뻐요.)

  김현진(여·24)씨는 매주 평일 오전 6시 40분에 시작하는 한국 서울 종로 A 중국어 학원의 모범생이다. 9개월째 새벽반을 수강 중인 김씨는 결석을 한 적이 거의 없다. 야간 쇼핑객이 많은 서울 동대문 의류상가에서 가게를 하는 김씨는 오후 6시에 출근해 꼬박 12시간을 일한 뒤 중국어 공부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김씨가 중국어를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올해 초였다. 중국인 손님이 하루 평균 30명으로, 전체 손님의 60%를 차지했지만 대부분 한국인 통역을 동반한 단체관광객이었다. "한국어로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통역이 단어 몇 개만으로 대충 설명하는 것 같았어요. 중국어를 배워서 제대로 장사를 하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처음 '니 하오'밖에 몰랐던 중국어 실력이 중급반에 이를 정도가 되자, 가게 매상이 50% 가까이 늘었다. 중국인 손님이 왔을 때 도움을 청하는 이웃 가게도 늘었다. 김씨는 "한 달 14만원(한화)의 학원비가 전혀 아깝지 않다"고 했다.


한국 서울의 한 백화점 직원들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상품을 팔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서울 명동과 동대문 일대 상인들은 중국어 학원에 다니며 중국어를 익히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524만여 명이다.

  서울 명동에서 기념품 가게를 하는 김진필(33)씨는 지난해 9월 중문과 대학생을 토요일 오전마다 신도림동 집으로 불러 2시간씩 네 번 속성 과외를 받았다. 김씨는 "'부 구이(不貴·안 비싸다)', '한궈더 촨퉁 지녠핀(韓國的傳統記念品·한국의 전통 기념품)' 등 장사에 필요한 기본적인 말만 속성으로 배웠다"며 "몇 가지 말만 익혀도 장사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명동에서 문어꼬치구이를 파는 정미선(여·38)씨는 "요즘 중국어 한마디 못 하면 명동에서 바보 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최근 중구상공회에서 마련한 중국어 특강을 들었다. "예전엔 상인끼리 서로 모르는 말도 가르쳐주곤 했지만, 지금은 경쟁이 붙어 남몰래 과외를 받거나 학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을 찾은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524만6000명. 올 한 해로는 600만명을 뚫을 기세다. 한국의 한 해 관광 수입의 절반(49.5%·약 7조7000억원)이 요우커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시대.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동대문 상인들에게 중국어는 이제 '생존의 상술'이 됐다. 그런 현실은 중국어 교습 현장의 풍경마저 바꿔놓고 있다. 예컨대 동대문에서 가까운 종로 A 중국어 학원에는 약 30명, 명동에서 가까운 광화문의 B 중국어 학원에는 약 20명의 상인이 수강 중이다. 20~30대 젊은 상인들 속에 중·장년도 드물지 않다. 동대문에서 액세서리 용품을 파는 김모(여·54)씨는 "젊은 사람들과 같이 수업을 듣는 게 처음엔 창피했지만, 중국 단어 몇 개 내뱉으면 손님 반응이 매우 좋아 6개월째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을 위한 '맞춤형 강의'도 속속 나오고 있다. A 중국어 학원은 지난해 9월 상인들과 면세점 직원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중국어' 일대일 강좌를 개설했다. 학원 관계자는 "2012년부터 '들을 만한 강의가 없느냐'는 상인들의 문의가 빗발쳐 장사할 때 주로 쓰는 회화를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 강의를 수강한 상인만도 100여명에 이른다.

  중구 상공회의소가 올해 동대문 일대에서 8차례 개최한 상인 대상 맞춤 중국어 강좌에는 총 400여명이 몰려왔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동대문 동평화시장에서 연 중국어 강좌에는 상인 60명이 몰렸다.

  중국어학원 교실에서 현역 일본어 관광가이드들을 보는 건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일본인 관광객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자 '업종 변경'에 나선 것이다. B 학원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시험 준비반은 수강생 50여명의 절반이 일본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지닌 사람들이다.

  일본어 가이드 10년차 이한(여·39)씨는 "일본인 관광객은 중국인 관광객의 3분의 1밖에 안 되는데, 일본어 가이드는 9000명으로 중국어 가이드(6400명)보다 많은 상황"이라며 "언제 일거리가 끊길지 모른다는 생각에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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