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근영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댄서의 순정’이 중국에서 리메이크된다.
‘댄서의 순정’과 ‘어린 신부’ 등을 제작한 컬처캡코리아(대표 최순식)는 중국 메이저 제작사인 백교미디어와 손잡고 중국판 ‘댄서의 순정’을 만든다. 이번 프로젝트의 제작 및 기획을 총괄하는 아이엠컴퍼니 배경렬 대표는 “2년 간 중국현지 시장조사 및 철저한 준비 끝에 일군 성과”라며 “이미 밑작업을 마쳤고 시나리오도 초고가 나왔으며 캐스팅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촬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댄서의 순정’에는 이례적으로 중국 국영방송 CCTV 채널 중 하나인 CCTV6가 투자자로 참여한다. 영화를 주로 방송하는 CCTV6는 ‘댄서의 순정’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며 직접 제작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중국에서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영화 ‘수상한 그녀’를 리메이크한 중국 영화 ‘20세여 다시 한번’의 성공에 기인한다. 지난달 8일 개봉된 이 영화는 16일 만에 중국 누적 박스오피스 매출 3억 위안(한화 526억 2600만 원)을 돌파하며 역대 한·중 합작 영화 중 매출 1위에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댄서의 순정’에 이어 ‘건축학개론’과 ‘시라노 연애 조작단’ 등 한국 영화가 잇따라 중국 리메이크 제안을 받으며 중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배 대표는 “중국판 ‘댄서의 순정’의 제작이 결정된 후 현지에서도 출연을 원하는 중국 톱스타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며 “후보군을 좁힌 만큼 조만간 최종 캐스팅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판 ‘댄서의 순정’은 춤을 소재로 중국 남성과 한국 여성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며 사랑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촬영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진행되며 한국에서는 주로 부산을 배경으로 촬영할 계획이다. 배 대표는 “한국과 중국 분량이 각각 40%, 60%가 담길 것이다. 양국의 풍광과 문화를 모두 다루는 만큼 한국과 중국에서 모두 사랑받는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주인공 자리는 여러 한류 스타와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중합작 영화는 위기에 빠진 중국 내 한류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로 각광받고 있다. 극장수가 우리나라에 비해 10배 가량 많고 점차 늘려가는 추세라 인도의 ‘발리우드’를 잇는 ‘찰리우드(차이나+할리우드)’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이 한국의 콘텐츠 수입을 제한하고 심의 규정을 강화하는 상황이라 드라마 보다는 합작 형태의 영화가 중국 공략에 용이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배 대표는 “중국 측에서는 돈만 밝히는 일부 한류 스타와 제작사보다는 오랜 기간 관계를 맺고 합작 모델을 만들어갈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CCTV와 같은 중국 공기업까지 투자에 참여한 만큼 ‘댄서의 순정’이 ‘제2의 수상한 그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