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몰려들던 글로벌 기업의 주재원들이 중국을 떠나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매년 해외 파견지로 이주하는 가구를 위해 이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니그룹리로케이션(이하 유니그룹)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을 떠난 이들의 수가 중국으로 유입된 이들보다 2배나 더 많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유니그룹은 이같은 추세의 원인에 대해 "보통 주재원의 2~3년 근무 계약이 끝나서 일 수도 있지만 생활비 상승, 살인적인 대기오염, 본사 업무 복귀 희망 등의 다른 이유도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변화도 이같은 추세의 원인이다. 유니그룹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되면서 경영 전략을 재고하게 됐다.
유니그룹 스티브 루이스 아태지역 담당 전무는 "중국의 중국 내 제조 및 노동 비용이 상승하면서 일부 회사들은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 비용이 더 저렴한 국가로 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및 유럽 내 일부 국가들의 경기 회복세도 외국인들이 중국에서 발길을 돌리는 또 다른 이유다. 루이스에 따르면 유니그룹의 고객층 대다수(93%)는 다국적 기업의 직원들이지만 이사 서비스를 문의하는 중국 기업이 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온라인 소매업체에서 국영 제조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한 중국의 정세나 불확실성, 시진핑(习近平) 주석의 강력한 반부패 캠페인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수치화하지 못했지만 최근 중국을 떠났거나 조만간 떠날 예정인 외국인들은 이같은 요인 때문에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떠나는 이들 중에는 미국인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독일, 싱가포르, 프랑스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인의 경우, 지난해에는 중국으로 옮겨 간 이들의 수가 전년보다 22%나 감소해 2년 연속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이들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 간 이들보다 많았다.
미국 외에도 홍콩, 네덜란드, 싱가포르 기업들이 중국으로 직원을 파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은행업 등의 서비스업과 제약업종에서 직원을 파견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홍콩의 경우에도 해외에서 파견되는 주재원보다 떠나는 직원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