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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中 주재원의 쓴소리

[기타] | 발행시간: 2012.02.27일 23:20
얼마 전 상하이 일대 한국 대기업들의 전·현직 임원 3명을 만났다. 그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모임이 한국 기업의 중국 사업에 대한 성토장처럼 돼버렸다. 다들 50대 중반 이상인 그들은 중국 경험이 풍부하고 언행이 신중한 사람들인데도 한번 발동이 걸린 뼈있는 말은 멈추질 않았다.

B씨는 "요즘 다들 어렵지만 중국에 내수 기반을 쌓은 기업들은 그런대로 괜찮다. 현대기아나 포스코·오리온이 그렇다. 이런 기업의 직원들은 대개 10년 정도는 중국 근무를 한 사람들인데, 다른 기업의 직원들은 '임기 개념' '파견 개념'으로 근무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대기업 근무 경력이 오래된 그는 화살을 더 높은 곳으로 돌렸다. "기업 오너나 대통령이나 처음엔 모두 '중국이 중요하다'고 해놓고선 시간이 지나면 감감무소식이다. 중요하다는 말만 하고 실제론 천대하니 사업이 잘될 리가 있겠나. 그래서 '중국은 CEO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고 했다. 지난해 말 모 한국 대기업이 사업 부진을 이유로 중국 사업 베테랑 간부들을 대거 물갈이한 것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기업 오너들이 중국에 무지하거나 중국을 무시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가장 일반적인 문제점이 파견 직원의 빈번한 교체다. 중국은 우리보다 사회 수준이 낮고 조선족들이 언어소통도 해결해주니 아무나 가도 웬만큼 할 수 있지 않으냐는 인식 때문이다. H씨는 "중국 경험이 없는 신출내기들이 반복해서 나오다 보니 중국 현지 직원들까지 이들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고, 똑똑한 현지 직원들은 견디지 못하고 떠나버린다"며 안타까워했다.

S씨는 "중국과 수교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중국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국내에서 제대로 인정해준 경우가 얼마나 있느냐. 중국 전공자들은 본사의 경영 돌파를 위한 '총알받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해외근무를 오래 하면 시야가 좁아지고 매너리즘에 젖는다지만, 한국으로 불러들여 1~2년 재교육시켜 다시 내보내면 될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자 H씨가 약간 희망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중국에 진출한 서구 기업들의 직장 내 공용어는 영어이고 중국어 비중은 낮다. 일본 기업의 공용어도 영어이지만 한국 기업들 공용어는 중국어"라며 한국 기업들의 현지화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그도 역시 오너들의 중국 인식에 대해서는 누구 못지않게 비판적이었다.

B씨가 결론 같은 말을 했다. "서구 기업들은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와 해외사업 베테랑을 파견하는데 한국 기업들은 중국을 너무 무시하고 부정적으로 본다. 이 때문에 실제 사업이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이들의 말을 옮기는 것은 그것이 결코 오너의 면전에선 할 수 없는 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들은 승진에서 밀려난 불평불만 분자가 아니며, 소속 기업에 대한 충성심도 누구 못지않은 사람들이다. 기업 오너들은 이들의 말을 곱씹어봐야 한다. 더이상 'CEO의 무덤' '총알받이' 같은 말이 베테랑 중국 주재원들 입에서 나와서는 곤란하다. 좋든 싫든 중국 사업 없는 한국 경제는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아닌가.

여시동 상하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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