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준화 기자] 김혜자의 날라차기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장미희와 함께, 시청자들도 별안간에 날라차기를 얻어 맞았다.
'막장'도 아닌 것이, 참 묘하고 요상한 분위기의 드라마다. 하지만 과하지 않게 정도를 조절하면서 영리하게 재미를 만들어 내 결국 빠져들게 만든다. KBS2TV 새 수목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하 '착않여')는 그런 드라마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하 '착않여')에서는 강순옥(김혜자 분)과 장모란(장미희 분)의 만남이 그려졌다.
순옥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내연녀였던 모란 때문에 평생을 가슴앓이 하며 살아왔다. 이에 그를 만나자 마자 화를 이기못하고 분노의 날라차기를 날린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말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순옥의 딸 김현숙(채시라 분)을 통해 이뤄졌다. 그는 도박으로 모든 것을 잃고 경찰에 쫓기다 아버지의 산소에서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한다. 그러다 산소를 찾은 모란에게 발견 돼 목숨을 건지게 된다.
모란은 현숙의 아버지와 내연관계가 있었던 여자.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삶을 사는 그는 현숙에게 회생할 수 있는 돈을 쥐어주며 호의를 베푼다. 이에 집으로 돌아간 현숙은 돈의 출처를 의심하는 엄마 순옥에게 모든 사실을 말하게 되고 순옥은 이에 모란의 얼굴을 보기 위해 나선다.
여기까지의 전개가 거침없이 진행됐다. 휘몰아치는 빠른 전개에 중간중간 황당하지만 의외로 재미있는 요소들이 묘한 중독성을 자랑하며 집중도를 높인다.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이날의 백미는 김혜자(순옥)의 날라차기 장면이었다. 죽은 남편의 내연녀가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얼굴이라도 봐야겠다며 나선 순옥. 차분하게 한복까지 차려입고 모란 앞에 섰지만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 무섭게 노려보더니 이나 달려가 점프해 배를 발로 찬다.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이었고, 이에 황당한 헛웃음이 터져나왔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묘한 재미가 느껴졌다. 순옥의 이 같은 행동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었기 때문일 터. 이를 추측해 보는 것도 묘미다. 이들이 앞으로 어떤 관계를 유지하며 드라마를 그려나갈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됐다.
한편 '착않여'는 뜨거운 피를 가진 3대 여자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리는 작품. 1대인 안국동 유명 요리선생 강순옥 역은 김혜자가, 그의 두 딸인 김현숙과 김현정은 채시라, 도지원이, 채시라의 딸 정마리 역은 이하나가 맡았다. '메리 대구 공방전', '적도의 남자'들을 집필한 김인영 작가와 '브레인', '내 딸 서영이' 등을 연출한 유현기 PD가 처음 손을 잡았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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