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나무 가지 끝이 불콰해졌다. 드디어 벚꽃이 필 모양이다. 꽃샘추위 심술이 사그라지니 봄을 타는지 가족들이 수저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 가족들의 잃어버린 입맛을 되살릴 방법은?
경기도 고양시 풍동 ‘화사랑’ 박상미 대표는 “식탁에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샐러드를 올려 보라”고 권했다. 봄에는 온갖 나물이 나오는 때. 그는 “나물은 비타민이 풍부해 봄철 식곤증도 덜어 주고, 쌉싸래한 맛과 독특한 향이 있어 입맛도 돋워준다”면서 시장에 가서 가장 많이 나오는 나물로 샐러드를 만들어보라고 했다.
박 대표는 “화사랑에선 예약해야 먹을 수 있는 특별코스메뉴가 있는데, 주 요리인 항아리케밥보다 제철 채소로 만드는 샐러드가 더 인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요즘에는 을릉도에서 가장 먼저 싹이 움트는 산나물인 전호와 고수로 샐러드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당근 잎처럼 생긴 전호는 흔하지 않은 데다 향긋해 잃은 입맛을 되살리기에 안성맞춤. 다시마 간장소스로 버무리면 바다향이 느껴지는 봄 샐러드가 된단다.
고수는 향 때문에 못 먹는 이들이 적지 않은 동남아 채소지만 발사믹소스를 더하면 그 향이 잦아든다고. 그래도 고수의 향이 걱정된다면 영양부추 로메인 참나물 명이를 써도 된다.
박 대표는 “요리를 하다 보니 고수가 의외로 불고기와 잘 어우러져 불고기 고수 샐러드를 개발했다”면서 이들 샐러드에 빵만 곁들여도 주말 브런치로 제격이라고 추천했다. 박 대표의 도움말로 전호 샐러드와 불고기 고수 샐러드 만드는 방법을 알아본다.
◇ 전호 샐러드
<재료> 전호 80g, 블랙올리브 50g, 게살 140g, 토마토 230g, 소스(다시마간장 25g, 레몬즙 5g) 통후추 약간, 다시마간장(물 1800㎖, 국간장 470g, 설탕 120g, 식초 150g, 레몬 90g(1개), 사과 170g(1개), 다시마 50g, 가쓰오부시 30g)
<만들기> ① 다시마간장을 사서 써도 되지만 직접 만드는 게 좋다. 레몬과 사과는 깨끗이 씻어 껍질째, 다시마는 물에 한번 헹궈 각각 큼지막하게 썬 다음 나머지 재료와 함께 냄비에 담아 센 불에 올린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은근하게 20분쯤 끓인다. 체에 밭여 건더기는 걸러 낸 다음 25g을 덜어 레몬즙을 섞고 나머지는 식혀서 냉장고에 보관한다. ② ①에서 건진 다시마의 ¾과 전호를 6㎝ 길이로 채 썬다. 이때 전호는 잎의 모양을 살린다. ③ 블랙 올리브는 3등분하고, 토마토는 세로로 8등분한다. ④ ②∼④를 큰 접시에 담은 다음 ①의 다시마소스를 붓고 통후추를 갈아서 위에 뿌린다.
◇ 불고기 고수 샐러드
<재료> 쇠고기(불고기거리) 500g, 양파 110g, 빨강·주황·노랑 파프리카 ½개씩, 고수 80g, 땅콩가루 30g, 파인애플 290g(⅔쪽) 불고기양념(간장 18g, 설탕·참기름 4g씩, 청주 20g, 후추·깨소금 0.5g, 마늘 1g), 발사믹 소스 30g, 통후추 약간
<만들기> ① 양파와 파프리카는 6㎝ 길이, 고수는 잎 모양이 상하지 않게 4㎝ 길이로 채 썬다. ② 불고기 양념을 한데 잘 섞은 뒤 불고기를 잰 다음 바로 익혀 놓는다. ③ 접시에 파프리카를 둥글게 돌려 담고 양파는 가운데 담는다. ④ 고수는 파프리카 위에, 뜨거운 감이 남아 있는 불고기는 양파 위에 얹는다. ⑤ 발사믹소스와 통후추를 가루 내 고루 뿌린 다음 불고기 위에 땅콩가루를 얹는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