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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손가락 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05.13일 13:38

장춘"후원어머니"들 구태 불우학생들과 함께~

5월 9일 6시, 장춘의 아침은 그 여느때보다도 고요하다. 이날은 장춘조선족부녀협회의 “후원어머니” 40여명이 구태구조선족학교의 불우학생(17명)들을 위문하러 가는 날이다.“어머니 날”(5월 10일)과 “6.1”아동절에 즈음하여 하는 한국재외동포재단과 함께 하는 뜻깊은 행사이다.

“후원어머니”(代理妈妈) 권옥란은 한국에서 사온 티셔츠 10벌이 담긴 가방을 문어구로 옮겨놓는다. “집문을 나설 때 잊지 말고 꼭 챙겨가야 하는데” 하고 그는 혼자말로 외운다.

김미화는 전날밤 딸이 불우아이에게 전해주라는 언어반복재생기(复读机)과 동화책, 인물전기 등 책이 가방에 잘 들어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다.

7시경, 백정숙, 오상금, 김옥이, 윤순화, 리초자, 김혜령은 책을 한보따리씩 메고 집문을 나선다.

7시 30분경, 장백산호텔 앞마당이다. 후원어머니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8시에 여기에 모여 떠나기로 되여있기때문이다.

주명희와 그의 남편이 도착한다. 자가용 트렁크(后备箱)에서 큰 박스(纸盒箱) 하나를 힘겹게 내리워 뻐스로 옮겨나른다. 네사람이 함께 들어도 무건운 책들이다.



장춘시관성구조선족소학교에서 구태학교에 서적 증정

어린 가슴에 상처라도 남길새라

8시경, “후원어머니”들을 태운 차가 서서히 떠난다. 쉬는 날에 시간과 정성을 내여 구태로 향하는 그들의 마음은 벌써 불쌍한 아이들한테 가있다.

달리는 차안에서 협회 부회장 겸 비서장인 강명은이 17명 빈곤학생들의 가정상황을 일일이 소개한다. 17명중 10명이 외부모자식이고 그중 7명은 어릴 때 어머니가 가출한 불쌍한 아이들이다.

마음이 꽁꽁 닫혀있고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을 대할 때 주의할 점도 하나하나 알려준다. “부모리혼, 가정형편 등 민감한 문제를 묻지 않는다, 고맙다는 인사말이 없어도 불쾌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나중에 또 보러 올게’라는 식으로 쉽게 약속하지 않는다.” 등등이다. 어린 가슴에 상처를 남기지 않기 위한 작은 배려이다.

힘든 학생들을 만나 감사한 마음과 극단생활을 이겨나갈수 있도록 신심과 용기를 심어주는것도 후원어머니들의 중요한 의무사항이다. 그래서 준비한것이 학생들과 함께 수화무(手语舞) “감사한 마음(感恩的心)”을 추는것이다.

차안에서 춤련습을 한다. 반주를 틀어놓고 김춘옥이 맨앞좌석에 서서 리드하니 어머니들이 좌석에 앉아 따라 춘다. 기실 어머니들은 집에서 동영상으로 이 춤을 미리 련습했던것이다. 심리적으로, 가치관적으로 아이들을 크게 키우려는 어머니들의 웅심이 돋보인다.



그림그리기는 내 장기, 할머니한테 선물할거얘요~

어머니와 함께 있어 마음이 든든

오전 9시 반이다. 고속도로를 달려 어느새 구태학교 입구에 도착했다. 장춘시조선족중학교 교장 윤태숙과 관성구조선족소학교 교장 권홍 등 후원어머니들이 위문품이요, 서적들을 챙겨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있다.

협회는 올 봄학기부터 이 학교의 17명 불우학생중 4명 학생을 책임지고 후원하기 시작했다. 두 자매학생과 두 남학생이다. 이날 세 가정에 각각 쌀 두 포대와 콩기름 두통을 마련했다. 학교근처에서 세집을 맡고있는 두 가정을 먼저 방문했다.

7학년생 진희(이하 학생이름 모두 가명)와 4학년생 나희 두 자매는 연약한 할머니와 함께 가난하게 살고있다. 집안에서 “후원어머니”들을 마중나오던 할머니가 문호실회장을 껴안더니 두눈을 감고 소리없이 눈물을 주르르 흘린다.

낮으막하고 어두컴컴한 집안, 섬뜩한 구들,차가운 차마 집안 그 어디서나 온기라곤 전혀 감지할수 없다. 휑한 집에 서발막대 거칠것이 없었다. 주방엔 불땐 흔적도 없다. 리정숙명예회장이 가마뚜껑을 열어본다. 아무것도 없었다.

진희와 나희는 어릴 때 어머니가 가출하고 정신병에 걸린 아버지가 학교까지 뒤쫓아가 애들의 책가방을 마구 태워버리는 등 인생의 고난을 너무 일찍 경험하였다. 아버지는 지금 정신병원에 장기 투병중이다. 한쌍 반 되는 토지 양도비는 가정의 전부 수입원이다.

살림이 하도 구차하여 할머니는 큰 손녀 진희를 학교에서 잡아뗄 생각이다. 구태학교 정미화교장과 장춘조중 윤태숙교장이 보장을 선다. 초중단계공부와 고중단계공부를 각각 책임지겠으니 절대 뗄 생각을 말라고 다짐받는다.

다른 한 가정은 7학년생 류철이네 집이다. 어머니가 가출하고 간경화, 위출혈 등 질병에 허덕이는 장애인 아버지와 함께 토지양도비와 고모의 보탬으로 생활을 겨우 연명해가고있다.

류철이는 다정한 학생이다. 학교의 방조를 여러모로 받는 그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줄 아는 애다. 요전날 정미화교장의 사무실 문을 노크하고 들어와서는 책상우에 사과 한알 올려놓으며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하고는 몸을 돌려 달려갔다.



나도 종이접기 배울래요~

어머니가 내 곁은 떠나지 말았으면…

두 가정을 방문하고 후원어머니들은 한복차림으로 학교 회의실로 모였다. 학교를 방문하며 어머니들이 마련한 서적, 축구, 스키핑로프(跳绳), 훌라후프(呼啦圈), 제기(毽子), 아동완구, 한국티셔츠, 언어반복재생기를 전달했다. 축구는 9개, 한개 반에 하나씩 마련했다.

17명 빈곤학생들에게는 제가끔 학용품과 책가방을 마련했다. 학용품속에는 빨간 종이에 글자를 써서 끼워넣었다. “너는 제일 씩씩한 남자애야”, “너는 제일 귀여운 녀자애야”, “우리는 모두 너를 사랑해” 등등 격려의 어구들이다.

집체사진을 찍는 시간이다. 문호실회장이 제일 어린 유치원생 현철이를 안았다. 현철이는 머리를 문호실어머니 몸에 꼭 기대여 떼지 않는다. 현철이도 한돌때 어머니가 가출한 불쌍한 어린이다. 사진을 찍고나서 문호실어머니가 현철이를 안고 좌석에 돌아와 무릅에 앉힌다.

이윽고 학생들의 감사공연이 시작되여 수화무 “감사한 마음”을 출 때다. 17명 특곤아이들은 무대우에서, 후원어머니들은 좌석에서 일어나 반주에 따라 다같이 춘다.

문호실어머니가 현철이를 잠시 무릅에서 내려놓고 춤동작을 시작한다. 그러자 현철이는 어머니 다리를 붙들고 고개를 쳐들고는 두 눈을 깜박이며 어머니얼굴만 쳐다본다. 혹시 자기를 떨궈놓고 어디론가 사라질가봐 걱정하는 근심어린 눈빛이 역력하다.

반주에 맞춰 “감사한 마음” 가사가 유난히 똑똑히 크게 들려온다. “세상은 넓어도 내 삶은 험악하기 짝이 없고 온 세상 온갖 간난신고를 다 겪고있네. 나에게 환락과 고통이 얼마 더 있던간에 나는 운명앞에서 절대 머리 숙이지 않을것이다.(天地虽宽这条路却难走, 我看遍这人间坎坷辛苦, 我还有多少爱我还有多少泪, 要苍天知道我不认输。)”

흘러나오는 곡에 어머니들은 그만 도취되고말았다. “어머니의 품에 기대여 응석부려야 할 애들인데 참 가엾구나”, “어머니가 옆에 있으면 명절도 즐겁게 쇠련만”그러면서 그들은 저마다 눈굽을 적신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

장내 어머니들이 흐느끼기 시작한다. “열손가락 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고 다 내 새끼야”, “어느 하나 우리 민족의 소중한 후대들이 아닌가?”, “ 우리 애들은 너무나 불쌍하고 원통스럽다. 일찍 찾아보지 못하고 어루만져주지 못한 내가 원망스럽다.” 어머니들의 마음이 뭉클, 평소 도도해보이던 어머니도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파난다.

정미화교장도 울먹거린다. “이 많은 후원어머니들이 쉬는 날, 멀리 장춘에서 아침일찍 달려와 사랑을 베풀고 격려해주는것은 모두 민족애, 모성애, 회원지간의 정이 슴배여있기 때문이 아닌가? 우리로서는 애들을 잘 키우고 사랑을 주지 않을리가 어디 있단 말인가?”

동행한 장춘시부련회 온부장도, 장춘시민위 민족처 두부원도 목이 멘다. 취재를 하던 신화통신 기자도 말을 잇지 못한다.

협회는 17명 극빈아이들에게 6.1아동절을 쉬라며 100원씩 쥐여준다. 아이들은 어머니들이 오래오래 함께 있었으면 하는 얼굴표정들이다.

공연후 일부 어머니들은 어린 학생들과 그림그리기, 종이접기를 함께 즐긴다. “종이를 곱게 접어서 할머니한테 드릴래요”, “나는 아버지한테 그림을 드릴래요.” 여기저기서 가족들에게 선물하겠다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어머니가 옆에 있으면 어머니한테도 드릴텐데”라고 생각하니 리원애어머니는 가슴이 쓸쓸했다.

또 일부 어머니들은 큰 학생들과 함께 학교 남새하우스(蔬菜大棚)에 가서 고추모를 심었다. “어머니하고 한 밥상에 마주앉아 밥도 한번 못먹고 커는 아이들”이라 떠올리니 조희연어머니는 마음이 아렸다.



종이비행기야 높이 날아라~

너희들의 꿈, 어머니들이 키워줄테야

“후원어머니”들이 돌아갈 시간이 되였다. 나희가 배웅하러 따라 나온다. “반나절 어머니랑 같이 지내니 무슨 생각이 나느냐, 이 다음 커서 뭘 하겠니?” 하는 기자가 묻었다.

어물거릴줄 알았던 나희는 “어머니가 생각나요. 그런데 어머니모습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요. 이 다음 커서 의사가 돼서 후원어머니, 선생님, 가족들에게 병을 고쳐주고 싶어요.”라고 척척 대답한다.

옆에서 듣던 “후원어머니”들과 선생님들이 나희가 장하다며 그 꿈을 꼭 이루게 도와줄것이다고 약속하자 나희는 쑥스러운지 비켜선다.

학교를 나서 “후원어머니”들은 세번째 가정을 방문한후 집으로 가는 길에 올랐다. 박신옥어머니는 “오늘 직장에 중요한 회의가 있지만 청가를 맡고 왔다. 사랑을 나누고나니 내가 더없이 행복하다.”고 비단같이 고운 마음을 내비친다.

강춘화어머니는 “오늘 하루는 정말 의미있고 가슴이 뿌듯한 날이다.”고 자신의 일과를 소박하게 총화한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피로에 잠긴 어머니들이건만 입가엔 밝은 미소가 동그랗게 그려져있다.

집에 돌아온 어머니들은 “집에 들어서니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 나는 너무 행복하다. 평소 힘들다고 불만을 쏟은 내가 한심해보였다. “고 말한다. 조순녀어머니는 회원간에 구태방문을 실토하자 여러 회원이 “후원어머니”로, 사랑의 전파자로 되겠다고 나섰다.

5월 11일 월요일, 구태학교 1학년 담임선생 박옥단이 학교와 아이들의 소식을 전해왔다. “학생들이 반마다 나눠준 선물을 받고 몹시 기뻐했다. 중간시간이 되자 저마다 스키핑로프(跳绳), 훌라후프(呼啦圈), 제기, 축구를 갖고 운동장에 나가 실컷 놀았다.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것을 보며 담임선생님들마다 감개무량했다.”고. 또 어느 한 남학생은 “이 선물들은 나한테 꼭 필요했던것이였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하며 “후원어머니”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어머니"와 함께 고추모 심기

편집/기자: [ 박명화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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