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대전 서구청 로비에서 열린 "중·장년층 취업박람회"를 찾은 사람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40대 이상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가 가능한 행사에 많은 구직자들이 몰렸다. 2015.7.24/뉴스1 2015.07.24/뉴스1 © News1 신성룡 기자
6월 기준 고용통계 '쉬었음' 34만명 넘겨 2003년 이후 최고
경기 나빠 자포자기 상태 반영, 경기 좋아지면 다시 일할 사람들
노동시장에서 50대의 좌절이 심각해지고 있다.
50대 비경제활동인구 중 집에서 그냥 쉰다고 대답(쉬었음 인구)한 사람이 지난 6월 처음으로 34만명(6월 기준)을 넘어섰다. 2003년 통계 조사 이후 처음이다.
50대는 뜻하지 않게 직장에서 내몰린 사람과 55세 이후 '공식적'으로 은퇴한 사람이 몰려 있는 세대로 이들이 일자리를 구할 의지를 상실한 것이 반영된 결과다.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 KOSIS를 통해 2003년 이후 '쉬었음 인구' 동향(6월 기준)을 집계한 결과 전체 쉬었음 인구는 147만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50대(50~59세) 인구는 34만4000명이었다.
이는 통계조사 항목에 '쉬었음' 인구가 포함되기 시작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또 50대가 전 세대중 23.4%를 차지했고 20대 17.8%(26만1000명)보다 많았다.
50대의 쉬었음 인구는 2003년 17만명에 불과했으나 2005년 23만6000명으로 처음 2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증가추세는 계속돼 2010년 30만명대에 진입(30만7000명)한 후 대체로 30만명~31만명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31만1000명이었다.
그러던 것이 올해 34만4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금까지는 2011년 33만1000명이 최고였다.
50대의 쉬었음 인구가 중요한 것은 이들이 노후대비를 미처 하지못한 세대이면서 여전히 자녀와 부모를 모두 돌봐야 하는 입장에 놓여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들은 특히 경기에 민감하다. 퇴직 상태에 있지만 여전히 일자리를 찾는다. 그러나 현실 노동시장에서 자신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진 세대들이다.
이 때문에 경기가 호전되면 일자리를 구하러 노동시장에 나왔다가 경기가 나빠지면 취업을 포기하는 이른바 '실망실업' 상태로 들어간다. 이들이 설문조사에서 '쉬었음'이라고 대답하는 이들이다.
올들어 쉬었음 인구가 증가한데는 수출부진과 소비침체로 경기가 꺾인 것이 요인으로 분석된다. 경기가 안좋으면 취업 자체를 포기했다가 경기가 좋아지면 노동시장에 다시 나온다는 얘기다.
한국노동연구원 정성미 전문위원은 "30, 40대는 과거에 비해 일자리 사정이 나빠졌다고 보기 힘들고 20대 초반 취업자도 늘고 있지만 50대는 썩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20대~40대는 실업과 취업 사이를 넘나들지만 은퇴 이후 연령층은 취업과 비경제활동 사이를 넘나드는 특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다시 얻는 일자리는 임시, 일용직인 경우가 많아 고용의 질도 좋지 않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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