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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 위해 서로 만난 사람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6.02.17일 16:58
-딸부자 김룡남 지옥숙 로부부네 가족이야기



큰딸로부터 연변축구선수들의 싸인기념품을 받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김룡남 지옥숙부부.

연길시북산가두에 살고있는 김룡남(70세) 지옥숙(65세) 로부부는 올해 설에도 자식들의 진정어린 축복속에 세상을 독차지한듯한 기쁨을 가슴 뿌듯이 느꼈다. 딸과 사위, 손군들이 줄느런히 늘어서서 “오래오래 앉으세요”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며 세배를 올리는데 지옥숙어머니는 저도 몰래 눈귀가 젖어들었다.

“내몸으로 낳아 키운 자식인들 이만 하랴…”

시린 가슴 안고 서로 만난 인연들

20여년전 화룡현투도진신화촌제2생산대에 살고있던 김룡남씨는 중년상처의 비운을 가슴에 묻은채 세딸의 공부뒤바라지를 위해 정미소 운영에 돼지치기까지 겸해가면서 눈코뜰새 없이 보냈다. 버거운 중로동에 귀까지 잘 들리지 않아 고생하면서도 일손을 놓지 못하고 돌아치는 형을 안타까이 지켜보던 동생들은 서로 나무람하였다. “딸들은 시집이나 잘보내면 되지 대학공부까지 시킬 필요가 있소?! 저 애들도 빨리 벌어야 빚이나 갚고 살게 아니겠소!... ”



고생 많으신 아버지를 모시고 환갑잔치날 함께 기념사진을 남긴 가족들.

그때마다 김룡남씨는 잠자코 있으면서 속으로 대답하군 하였다. (나야 시대를 잘못 만나 초중공부도 제대로 못했지만 딸이든 아들이든 내 자식들은 끝까지 공부를 시키고말테요! )

이맘때쯤 남의 소개로 지옥숙어머니와 만나게 된다. 김룡남씨는 뇌종양에 걸린 안해를 살려보겠다고 북경병원에까지 가 수술치료를 했으나 안해도 살리지 못하고 빚만 잔뜩 걸머쥐고 돌아온 사연이며 아직도 자식들 공부뒤바라지를 해야 하는 집안형편을 있는그대로 고백하였다.

사람됨이 성실하고 부지런하며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과 앞을 내다보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에 마음이 동한 지옥숙어머니는 두집 살림을 합치기로 마음먹었다.딸 하나를 데리고 세딸이 있는 집으로 들어선 첫날, 지옥숙어머니는 모여앉은 식구들에게 다듬과 같은 약속을 하였다.

“안해를 잃은 남편이나 남편을 잃은 안해나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나 모두가 가슴이 시리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우리 서로 따뜻이 손을 맞잡고 언 가슴들을 녹여주며 행복하게 잘살아보자구나.”.

믿음은 행복을 쌓는 기석

한집식구가 된 며칠후 남편은 정미소 류동자금이며 돼지사료금 총 400여원을 안해한테 넘겨주었다.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그것이 곧 자신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한 안해는 저으기 기분이 좋아졌다.

그뒤로 갓 할빈의 모 대학에 입학해간 세째딸 옥란이의 학비로 꿔온 8000원 돈이 재촉이 났다. 엄마는 품속에 깊이 간직해온 자신의 생활밑천 전부를 꺼내놓았다. 그것이 만여원이였다. 급한 빚부터 물고 얼마간 여남이 있게 되자 돼지 마리수를 늘이고 안팎으로 손을 맞춰 돼지사양을 확대해나갔다.

해마다 80마리 90마리씩 길러팔며 근 10동안 5만원에 달하는 빚을 갚고 딸들의 학잡비를 대고 하나 둘 시집들을 보내고나니 남는것이 없었다. 이때쯤 한국바람이 불자 엄마는 한나이 젊을 때 한국에 가 얼마간 벌어오고싶었다. 하여 연길에 사는 큰딸 선란이한테 한국수속을 부탁하였다.

“더는 부모님들을 고생시키고싶지 않으니 출국하려는 생각은 접어주세요.”라고 하며 큰딸은 딱 막아나섰다. 아버지가 몇번이고 퇴박을 맞고 돌아오자 이번에는 엄마가 나섰다. 선란이네 단위근처 조용한 곳에서 엄마와 딸은 마주앉았다.

“선란아, 너도 알다싶이 지금 우리는 손에 쥔것도 없고 또 나이도 자꾸 들어가는데 한나이 젊을 때 벌어야 하지 않겠니? 이제 더 나이 들고 병들면 너희들한테 루를 끼쳐야겠으니 그렇게는 살고싶지 않구나. 그리고 한가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한치앞도 모르고 사는것이 사람의 인생인데 혹시 너희 아버지라도 먼저 세상을 뜨는 날이면 그때는 나는…”

부모의 진속은 모르는채 그저 말리기만 했던 선란이는 저도몰래 엄마의 두손을 덮석 잡았다. “엄마, 미안해요. 나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시름놓으세요. 내게 한번 엄마는 영원한 내 엄마니깐요. 앞으로 빌어먹는 한이 있더라도 내 엄마는 내가 끝까지 책임질거예요.” 그러는 선란이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혀있었다.

아빠를 닮아 말과 행동이 신중한 딸의 성품을 잘 알고있는 엄마는 “알겠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밝은 기색으로 귀가길에 올랐다. 딸의 그 한마디에 마음이 든든해진 엄마는 안착을 하고 손군들을 보살피며 딸들의 뒤바라지에 힘 드는줄을 몰랐다.

“딸들이 애를 봐달라고 부탁할 때면 그것이 부담으로 느껴진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느껴졌어요. 믿음이 없으면 아이들을 맡기기나 하겠습니까?” 엄마는 애들을 본다는것이 여간만 힘든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있지만 아버지와 함께 이집 저집 손군들을 맡아가며 돌봐주었다. 둘째 영란이네는 남편이 외국에 가있고 밤낮없이 바삐 돌며 사업을 벌려나가니 아예 그 집에 가 살면서 아이들을 보살폈다. 그러다가 둘째 손녀가 세살을 잡자 아예 집으로 데리고 와 10살이 되도록 키우고있었다.

한겨울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얼음스키장 가장자리에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지켜서서 훈련이 끝나는 손녀의 손을 손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엄마, 그런 엄마를 응시하며 딸은 “친엄마인들 이토록 손군을 잘 키워줄수 있을가?” 하는 생각을 굴리기도 한다.

“고생끝에 락”은 속담만이 아니다

과연 어려운 10년세월이 흘러가니 딸들은 부쩍 춰서기 시작하였다. 지식있고 교양있는 딸들은 배우자도 그와 같이 만나 함께 부모를 공경하고 효도를 하는 일에 정성을 쏟아부었다.



동남아 효도관광길에서

특히 설날만 되면 자식들은 부모들에게 두툼한 소비돈을 드리면서 애들과 함께 공손히 축복의 세배를 올린다. 자식들에게 본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의식은 행하는 그들이다. 평소에도 부모들의 의사를 거르거나 불손한 말 한마디 하는 일이 절대 없다. 하여 손군들도 따라서 로인들앞에서 떼를 쓰거나 투정을 부리지 않으며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절대적으로 순종한다.

큰딸네는 연길에다 집까지 사서 부모님들이 편리한 도시생활을 하도록 마련해드리고 일상 생활에 필요한 쌀, 기름으로부터 모든 용품을 챙겨드리는가 하면 둘째네는 또 아버지의 술담배에 드는 비용을, 셋째네는 보건용품들을, 이런 식으로 서로가 일상에 필요한 모든것을 빈틈 없이 막아나서니 로인네들은 돈 쓸 일이 없게 되였다.

또 해마다 부모님들께 건강검진을 해드리는 일도 서로가 잊지 않고있다. 한번은 할빈에 있는 셋째딸네 집에 갔다가 의학박사를 지내고있는 사위가 마침 아버지의 뼈골에 문제가 있는것을 발견하고 제때에 수술치료를 해드렸다. 치료가 끝난 뒤에도 다른 두딸들은 치료비는 자기네가 내야 한다며 서로 제각기 보내드리는바람에 부모님들은 큰병에 걸려도 아무런 근심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였다.

그외에도 부모님들은 10년전부터 딸들에게 떠밀려 러씨야, 조선, 한국, 동남아로 효도관광을 다녀오군 하였다. 지난해 가을 열대풍경으로 수려한 동남아시아의 관광지에서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이국풍경을 한껏 흔상한 로부부는 등불빛이 황홀한 고급호텔에서 “땡-” 하고 와인잔을 부딪쳤다.

“여보, 난 당신과 자식들을 잘 만나 정말 행복합니다! ” 안해가 물기 어린 눈매로 남편을 바라보았다. “나도 당신을 만나 너무나 행복하오. 우리 서로 노력한 덕분이 아니겠소.” 남편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안해의 두어깨를 쓸어안았다.

“부모님앞에서는 시비도 흑백도 없습니다. 무조건일뿐……”

“일찍 한부모를 잃은 자식들은 누구나 부모는 하나뿐인, 한번뿐인 귀중한 존재라는것을 잘 알고있을것입니다. 친엄마가 고생만 하다가 세상을 뜨고보니 아버지가 그토록 측은했고 감사했고 소중했습니다. 새엄마를 맞은 뒤로 엄마를 위한 일이면 아버지를 위한 일이라는걸 알게 되였지요. 우리 엄마는 계산이 없고 헌신적인분으로서 너무나 존경스러웠습니다. 이런 부모님들앞에서 우리는 시비도 흑백도 따질것 없이 무조건 효도하기로 했습니다. ” 큰딸 선란(47세)이의 진정어린 토로였다.



엄마의 환갑잔치를 따로 치러 기쁨을 선물하는 딸과 사위들.

선란이는 아무리 분망해도 주말마다 남편과 함께 부모님들을 모시고 맛집들을 찾아다니며 대접한다. 또 독실한 축구팬인 엄마의 취미에 맞춰 축구표를 사들인다 축구장에 모셔다드린다 선수들의 싸인을 받아온다 하며 엄마를 위한 “최선의 효도”를 하고있었다. 집안의 대소사는 언제나 엄마와 먼저 상의하고 엄마에게 소비돈이라도 떨어질세라 아버지 몰래 드리기도 하여 아버지쪽에서 되려 “삐지기”도 한다.

“나는 정말 우리 사위들이 대단하다고 자랑하고싶습니다. 나도 사위질을 해봐서 알지만은 사위들의 동의없이는 모든것이 불가능하지요. 그런데 무슨 일이 있다 하면 사위들이 먼저 나서서 딸들을 재촉합니다. 동남아관광을 갈 때도 먼 미국에 있는 둘째사위부터 딸을 재촉하여 로비를 푼푼히 내놓았습니다.다른 집들에서도 뒤질세라 서로 로비를 마련해주는바람에 우리 량주는 아주 부담없이 즐겼지요. 때로는 사위들이 딸들 몰래도 이것저것 챙겨주는데 정말 아들이면 이보다 더하겠습니까?!” 아버지는 가슴깊이 묻어온 고마움을 터놓는다.

“큰사위 장윤익 둘째 최영일 셋째 김은택은 나의 아들이라고 나는 언녕 환갑날에 선포했습니다.” 지옥숙어머니는 손을 내저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아버지환갑때 함께 상을 받았기에 따로 환갑상을 안받는다고 떼를 쓰다싶이 하는데도 사위들은 자기네들이 둘러리를 나서며 기어이 환갑잔치를 치러냈다고 엄마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있다.

큰딸 선란이와 큰사위 윤익이는 선두에서 형제들을 이끌어가며 부모에게 효도를 할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열형제중 자식들이 외국에 나가 있는 삼촌네들까지도 해마다 7, 8명씩 모시고 줄곧 8년동안이나 설을 쇠고 기념일을 쇠드리고있었다. 그때마다 소비돈도 드리고 록음기도, 옷가지들도 기념으로 사드리며 즐거운 명절을 보내도록 한다.

어럽고 힘들었던 그때 그 세월에 괜히 딸들을 대학공부시킨다고 나무람하던 삼촌네들은 지금은 형님앞에 축하의 술잔을 받쳐들고 감개무량하게 말하군 한다. “형님, 진심으로 축하하오! 형님은 자식농사를 잘 지어 인생성공을 했수다! ” “형수님, 그간 고생 많았습니다. 형수님에게 절이라도 올리고싶습니다!”

선란이는 "부모들에게 부탁이 있다면 오래오래 건강하게 앉으면서 자식들을 지켜봐주시는것뿐"이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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