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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모비치의 삼고초려, 과르디올라 움직이나?

[기타] | 발행시간: 2012.05.11일 15:58
[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부자의 장기이자 특징은? 원하는 것을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마는 집념이다.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세계적 갑부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무려 13조8천억원에 달한다. "얼마면 돼?"라는 한 마디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 그런 아브라모비치가 지금 너무나 갖고 싶은 게 하나 있다. 그런데 물건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이다. 바로 펩 과르디올라(41)다.

↑ 사진=ⓒMarc Atkins/BPI/스포탈코리아

알다시피 과르디올라는 최근 바르셀로나의 황금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너무 힘드니 좀 쉬어야겠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직업을 고를 수 있으니 '백수'가 되는 모습도 정말 멋지다. 과르디올라의 신분 변화는 전세계 축구 갑부들을 찌릿찌릿 감전시켰다. 과르디올라를 가지면 자기 팀도 바르셀로나처럼 될 수 있다는 강력한 판타지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금 당장 감독을 구하고 있는 아브라모비치에게 과르디올라는 모래사막 한가운데 홀연히 나타난 오아시스와 같다.

과르디올라를 향한 아브라모비치의 순정은 지고지순(至高至純) 그 자체다. 바르셀로나 감독에서 물러나기 전부터 아브라모비치는 이미 과르디올라를 마음에 넣었다. 주제 무리뉴와의 재결합 조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브라모비치의 영점은 변함없이 과르디올라에게만 맞혀져 있을 뿐이다. 원하니까 당연히 가져야 하고, 당연히 가질 수 있다는 갑부 특유의 오기가 발동한 셈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과르디올라의 입에서 나온 "휴식"은 허언이 아니었다. 영국 현지 언론은 최근 '무직' 과르디올라는 아브라모비치의 두 번째 제안까지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아브라모비치가 제시한 연봉이 무려 1,200만 파운드(약 2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와중에 로베르토 디 마테오(감독대행)이 팀을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갖다 놓는, 의외의 변수까지 생겼다. 참모들은 조심스럽게 디 마테오 카드를 권고한 게 당연하다. 그들은 아브라모비치의 눈에서 과르디올라란 콩깍지를 벗겨내고 싶은 마음뿐이다.

상황의 변화가 아브라모비치의 의지를 흔들었을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아브라모비치는 야망과 자신감으로 가득 찬 갑부의 전형이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즈'에 따르면 두 번째 제안 거절에도 불구하고 아브라모비치는 삼고초려의 자세로 남아있다. 과르디올라가 휴식을 끝낼 때까지 기꺼이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이제 겨우 41세의 젊은 지도자다. 아무도 장담할 순 없지만 업무 의욕이 가장 왕성할 나이에 있는 지도자가 장기간 현업에서 물러나 있으리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아브라모비치의 오기는 곧 디 마테오의 슬픔으로 연결된다. 첼시 측은 디 마테오와의 정식 계약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황상 디 마테오는 시한부 인생이다. 과르디올라가 엉덩이에 묻은 먼지를 털고 일어나는 순간이 가급적 늦게 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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