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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해외식당 종업원:'며칠마다 자아비판, 한국TV 보고 귀순 결심'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4.17일 08:09

탈북해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 중인 명성희씨./조선일보DB

15일(현지시각)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년 전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다 탈북한 명성희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의 생활상을 소개했다.

명씨는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 위치한 북한 식당에서 가수로 일하던 중 “남한에서 일자리를 구해주겠다”는 손님의 제안을 받고 탈출했다. 그녀는 가족들과 함께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귀순했고, 지금은 팝페라 가수로 활동 중이다. 명씨의 아버지는 1990년 '남북통일축구대회' 때 서울에 내려왔던 북한 축구 대표팀 명동찬 감독이다. 명 감독은 1999년 미국 LA 여자월드컵축구대회에 북한 여자팀을 이끌고 나갔지만,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명 감독은 그해 사망했다.

명씨는 식당에서 가수로 일할 당시 다른 북한 종업원 여성 7명과 함께 식당에 딸린 방에서 생활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자는 동안 방문은 잠겨 있었고, 기상 시간은 새벽 6시였다. 종업원들은 상의에 북한 김씨 일가의 초상화가 그려진 배지를 달고 일했고, 손님들의 주문에 맞춰 냉면·보신탕·술 등을 날랐다.

명씨는 주로 ‘명향’이라는 별실에서 동료의 기타, 키보드 반주에 맞춰 한국, 중국 민요나 팝송을 불렀다. 그녀가 유일하게 부를 수 있었던 팝송은 할리우드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가였다. 그는 “셀린 디옹의 ‘마이하트윌고온’(My Heart Will Go On)을 부르면 식당 내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회상했다.

명씨는 중국으로 출국하기 전 집중적으로 사상교육을 받았지만, 지도원급의 북한 식당 매니저가 24시간 감시를 늦추지 않았다. 명씨는 WSJ에 “며칠마다 한 번씩 종업원들이 모여 북한 정권에 대한 자신의 충성심이 어떻게 부족했는지 지적하는 ‘자아비판’을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을 비판하는 손님들에 맞서 언쟁을 벌이는 것도 여종업원들의 업무였다. 명씨는 “손님들이 정치 이야기를 하는 순간 분위기가 급격히 싸늘해졌다”고 말했다.

대신 식당 월 매출이 한 달 2만 달러(약 2300만원)를 넘을 경우 직원들에게도 일종의 ‘인센티브’가 돌아갔다. 명씨는 실적이 좋은 달엔 직원들도 100달러(약 11만5000원)를 받을 수 있었으며, 관리자의 도움으로 이를 가족들에게 송금했다고 말했다. WSJ는 100달러는 북한 노동자들에게는 매우 큰 돈이라고 설명했다.

거의 모든 해외 식당종업원들은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TV 드라마를 봤다. 드라마 주인공들은 북한보다 훨씬 풍족한 생활을 하는 듯했고, 이것이 귀순을 결심하는 주요 동기가 됐다. 그는 “아무리 강한 사상을 가진 사람이라도 남한 드라마를 보면 (생각이) 바뀐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해외식당의 관리자들은 지속적으로 종업원들을 감시했고, 탈북하면 성 노예로 팔려 에이즈에 걸릴 것이라고 겁을 줬다. 또 종업원들은 자신들이 탈출할 경우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까닭에 명씨는 지난 8일 중국 닝보(寧波)의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평양에 가족들을 남겨두고 탈출한 데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자기 삼촌도 숙청하는 사람으로 종업원들의 가족은 김정은에겐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덧붙였다.

WSJ는 북한이 12개 국가에서 운영하는 130개 식당에서 연간 1000만 달러를 벌고 있으며, 이는 김씨 일가 사재로 흘러들어 간다는 북한 전직 관리의 말을 소개하기도 했다.

올해 2월 태국 방콕의 북한 식당 '평양 아리랑관'에서 종업원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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