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람객들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여름나기- 맛, 멋, 쉼’에서 삼계탕, 어만두 등 더위를 나기 위해 섭취했던 여름 보양식들을 관람하고 있다.
[Korea.net] 에어컨, 선풍기도 없던 옛 시절, 한국 선조들은 어떻게 그 무더운 여름을 이겨냈을까.
20일 서울 경복궁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막한 특별전 ‘여름나기- 맛, 멋, 쉼’이 그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더위를 즐기는 ‘맛’, 삶의 모습을 담은 ‘멋’, 그리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쉼’을 주제로 한 이 전시는 여름을 이겨낸 선조들의 지혜를 조명한다.
아궁이에 불을 떼고 밥을 짓고 있는 어머니의 영상이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맛’의 공간 ‘부엌’에 들어서면 칼질소리, 보글보글 맛있게 끓는 소리로 가득하다. 이 공간에서는 민어 살을 얇게 포 떠서 만두피로 쓰고 그 안에 쇠고기 버섯 등 채소를 넣은 ‘어만두’를 비롯해 삼계탕, 민어탕 등 조상들이 더운 여름에 원기를 보충하기 위해 먹던 음식들이 조리도구 유물에 담겨 전시된다.
특히, 조리 과정을 자세히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영상은 시각적 재미와 이해를 더한다. 또한 1670년경 최초의 한글 음식 조리서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과 여름에 담그는 술에 대한 정보가 수록된 ‘각방별양’이 전시된다.
▲ 관람객들이 손을 대면 여름 보양식을 요리하는 과정이 영상으로 재현되는 미디어 테이블을 확인하고 있다.
▲ 특별전 ‘여름나기- 맛, 멋, 쉼’은 다양한 영상들을 통해 옛 여름 보양식을 소개한다.
부엌을 지나 ‘멋’의 공간인 ‘한옥 대청마루’에서는 부엌에서 만들어진 민어매운탕, 오이냉국, 열무김치 등 각종 여름 보양식들이 도자, 유리, 금속으로 제작한 식기와 소반 안에 한 상 가득 차려 있다. 열을 열로써 다스린다는 고사성어 ‘이열치열’처럼 당시 더위로 허해진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 뜨거운 국을 먹는 ‘복달임’ 풍습을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이 영상에서는 다양한 여름 보양식이 조리 과정 끝에 9개의 상에 차려진다.
마지막으로 ‘쉼’ 공간은 박물관 야외에 있는 250년 된 한옥 ‘오촌댁’에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식기, 화분 등의 생활 속 공예작품들을 전시한다. 요리사와 함께 초계탕, 콩국수, 우무 냉국, 화채 등 여름 음식을 직접 만들고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 관람객들이 최초의 한글 음식 조리서 ‘음식디미방’을 보고 있다.
▲ 국립민속박물관 야외공간에 마련된 한옥 ‘오촌댁’에는 음식을 담고, 조리하던 식기와 화분 등 생활 속 공예작품들이 전시돼있다.
▲ 관람객들이 옛 조상들이 사용한 식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단지 보여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에게 조리 과정을 보여주고 참여를 통해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여름나기- 맛, 멋, 쉼’ 전시는 8월 22일까지 계속되며, 별도의 관람료는 없다.
손지애 코리아넷 기자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문화체육관광부 전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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