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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특집] '허를 찌르는' 우리말 상식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10.09일 08:29
10월 9일은 570번째 한글날이다. 한글날을 맞아 우리가 쓰는 한국어에 대한 작은 상식을 쌓아보자.

욕하는 말인줄 알았는데…알고보니 표준어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속된 표현들 중에는 의외로 표준어로 인정된 단어들이 있다. 어감이나 뜻이 상스럽고 주로 부정적인 상황에 쓰여 당연히 욕설이나 속어라고 생각했지만, 떳떳하게 사전에 등재된 단어들을 살펴보자.

개기다 :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버티거나 반항하는 것을 속되게 표현하는 말로 2014년부터 표준어로 지정됐다. 이전에는 '개개다'라는 말을 쓸 것을 권장했다. 하지만 쓰는 이가 많지 않고, '성가시게 달라붙어 손해를 끼치다'는 의미가 우리가 흔히 쓰는 '개기다'의 의미와 달랐다. '개기다'는 '긁다', '마찰을 일으키다'라는 뜻을 가진 '개개다'라는 말에서 온 것이나 지금은 지시에 따르지 않는 반항적인 행동을 가리킬 때 주로 쓰인다.


꼬불치다 : 몰래 감추는 행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조금 좀스럽고 치사하다는 느낌을 주고, 어감 때문에 사투리로도 오해받지만 표준어 국어 대사전에 등재돼 있는 표준어이다.

꼽사리 : 남이 노는 판에 거저 끼어드는 일을 뜻하는 표준어. 원래 '곱살이'라는 말에서 왔다. 노름판에서 판돈을 대는 것을 '살댄다'고 하는데 좋은 패가 나와 계속 판돈을 대면 '곱살'이라고 한다. 정식으로 노름판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 판에 껴서 노름을 즐기는 이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나부랭이 : 어떤 부류의 사람이나 물건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표준어이다.

삐대다 : "집에서 삐대고 있지 말고", "거기서 삐대지 말고 여기 좀 거들어"는 식으로 쓰이는 이 단어는 특유의 어감 때문에 은어처럼 보이지만, '한군데 오래 눌러붙어서 끈덕지게 굴다'라는 뜻의 표준어이다.

상판대기 : 얼굴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표준어이다. 이처럼 신체를 저급하게 얕잡아 이르는 말로 아가리, 대가리, 주둥이, 모가지 등도 모두 비속어인 듯 하지만 알고 보면 표준어이다.

(왼쪽부터) 방송 당시 '개기다'는 표현이 표준어가 아니었기 때문에 뒤에 물음표를 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를 앞두고 '조져 버리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히는 타이니지의 도희. 여기서 조지다는 상대의 '형편이나 일정한 일을 망치다'는 뜻으로 쓰였다, MBC 우리말 나들이 캡처

쌔고 쌨다 : '흔하고 많다'라는 의미로 쓰이는 이 말은 '쌓이다'의 준말 '쌔다'를 반복 표현한 말이다. '쌓이다'에서 'ㅎ'이 탈락하여 '싸이다'가 된 뒤 '쌔다'로 줄어든 것이다. 즉 '쌔고 쌨다'는 '쌓이고 쌓였다'의 준말로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 쓰인다. 현재에는 '쌔다'를 '쌓이다', '많다'의 의미로 쓰기보다는 '쌔고 쌨다'라고 더 많이 쓰면서 관용구처럼 굳어졌다.

씨불거리다 : 욕과 비슷한 발음 때문에 욕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쓸데없는 말을 주책없이 함부로 자꾸 지껄이다'는 뜻의 표준어이다. 비슷한 단어인 '씨불이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 한 케이크 가게의 이름인 '티라미수 조지러 와'는 거친 욕설을 가게 이름으로 지은 것 같지만 '조지다'는 단어는 사전에서 찾아보면 '쓰거나 먹어 없애다'라는 뜻을 가진 표준어이다. /조선DB

조지다 : 영화 속 조직폭력배들 입에서 자주 나오는 '조지다'도 표준어이다. '조지다'는 주로 '호되게 때리다', '일이나 말이 허술하게 되지 않도록 단단히 단속하다'는 사전적 정의처럼 미리 주의를 주거나 징벌로서 나무랄 때 쓰이지만 '쓰거나 먹어 없애다', '일신상의 형편이나 일정한 일을 망치다'는 등의 뜻도 가지고 있다.

허접쓰레기 : 본래는 표준어인 허섭쓰레기의 북한어였으나 2011년부터 복수 표준어로 인정되었다. 좋은 것이 빠지고 난 뒤에 남은 허름한 물건이라는 뜻이다.

후리다 : 흔히 '남자/여자를 후리고 다니다' 등의 표현으로 이성관계에서 좋지 못한 행실을 가리킬 때 쓰는 후리다는 '유혹하다', '속이다', '정신을 빼앗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 표준어이다.

어렵게 이룬 신분상승의 꿈

"표준어 된 지 얼마 안됐어요"

자주 쓰여 당연히 표준어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표준어가 된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표준어도 있다. 언어가 쓰이는 현실과 규범간의 괴리를 줄이고자 어문규범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폭 넓게 표준어로 인정된 사례들이다.


너무 좋다 : '비위에 거슬리는 말이나 행동을 도에 지나치게 하다'라는 뜻의 동사와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넘어 지나치다'의 형용사 '너무하다'에서 파생된 부사 '너무'는 그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부정적 상황에서 쓰이는 표현이었다. 그러나 일상 속에서 부사어 '너무'는 긍정 표현과 함께 어울려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국립국어원은 2015년 6월 국어의 정체성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라면 변화된 언어 현실에 맞게 긍정적 상황을 강조할 때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먹거리 : '먹거리'는 동사 어간 '먹'에 의존 명사 '거리'가 결합된 것으로 국어 어법상으로 맞지 않는 표현이다. 국립국어원도 이를 근거로 '먹을거리'만을 표준어로 인정했다. 그러나 일상 속이나 지역 축제 등에서 '먹거리'라는 단어가 빈번하게 쓰임에 따라 2011년 표준어가 되었다.

묵은지 : 오랫동안 숙성되어 푹 익은 김치를 뜻하는 '묵은지'는 원래 표준어 '묵은 김치'의 전남 방언이었다. '묵은지'의 '지'가 김치를 뜻하는 사투리이기 때문에 방언으로 쓰이다가 2015년 표준어로 인정됐다.


(왼쪽부터) '사랑스럽다'는 긍정적 의미를 가진 형용사 앞에 '너무'라는 부사를 붙인 드라마 제목. '예뻐'보다 더 많이 쓰이는 '이뻐'라는 표현을 쓴 한 광고. 이제는 누구나 당당히 발음하고 쓸 수 있는 '짜장면'

빌려주다 :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써온 '빌려주다'라는 단어도 지난해에야 표준국어 대사전에 등록됐다. 그전까지 국립국어원은 '남의 물건이나 돈을 나중에 돌려주거나 대가를 갚기로 하고 얼마 동안 쓰다'는 뜻의 '빌리다'와 '주다'라는 단어가 논리적으로 상충한다고 판단해 '빌려주다'는 단어를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빌려주다'는 단어를 널리 쓰는 현실을 반영해 표준어로 인정한 것이다.

이쁘다 : 본래 '예쁘다'만이 표준어였다. 하지만 일상생활과 문학작품, 그리고 노래 가사 등에서 '이쁘다'는 단어가 '예쁘다'의 의미와 별 차이 없이 훨씬 많이 쓰이는 현실을 반영해 2015년 복수 표준어로 인정했다.


짜장면 : 짜장면의 어원은 '볶은 장을 얹은 면'이란 뜻의 중국어 '작장면'(炸醬麵)이다. 1986년 국어연구소(당시 국어원)는 'zh음을 ㅈ으로 쓴다'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자장면을 유일한 표준어로 정했다. 하지만 2011년, 국립국어원은 '자장면'만 표준어로 삼는다는 원칙을 변경해 '짜장면'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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