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탈옥 피의자 수배전단
오창익 사무국장 “불가능한 탈출 납득 어려워”
"유치장 탈주범이 경찰서를 빠져나가는 CCTV(폐쇄회로) 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 굉장히 충격받을 만한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 배식구를 통해 도주한 전과 25범 강도상해 피의자 최모(50)씨의 탈주 상황이 포착된 CCTV 영상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찰이 CCTV 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굉장히 큰 비난을 받을만한 상황이 있는 것 같다"며 "유치장 근무자들인 경찰관의 기강 해이 정도가 아니라 국민들이 보기에 충격을 받을 만한 상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17일 오전 5시께 온 몸에 샴푸를 바르고 가로 45cm, 세로15.2cm인 유치장 배식구를 통과해 경찰서 유치장을 탈출했다. 경찰은 최씨의 탈주 경위를 구두로 설명한 후 CCTV를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데다 다른 유치인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씨가 유치장을 탈출한 후 경찰이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이며 비난을 샀다. 경찰은 2시간30분 넘게 도주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올해 해당 경찰서에서만 2번이나 피의자가 도주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찰은 CCTV 영상조차 공개하지 않아 도주사건 전말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을 샀다.
오창익 사무국장은 "유치장 방 안에서 나왔다 하더라도 유치장은 이중, 삼중으로 잠금장치가 되어있고, 밖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나오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의자가 유치장을 나간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몇 개가 겹쳐야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피의자가 2m 높이의 창으로 빠져나갔다 해도 나가는 동안 3,4분의 시간이 걸린다. 근무자들이 복수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18일 공권력에 앙심을 품은 시민이 굴착기를 몰고 지구대에 돌진해 난동을 피운 사건에 대해선 CCTV를 즉각 공개하고 사건의 파장을 알리는 등 발빠른 대응을 보였다. 오 사무국장은 "굴착기로 지구대를 공격한 사건은 CCTV 화면이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개가 공개됐다"며 "(그 정도라면) 유치장 탈출 사건의 경우 실시간 생중계 수준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경찰이 자신들의 피해나 애환과 관련해서는 CCTV를 공개하고 중요 사건과 관련해선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국아이닷컴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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