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전후로 학생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해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데, 예방할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며 씁쓸해했다.
9일 충남 당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수능 당일인 8일 오후 7시30분, 당진시 송악읍의 한 아파트에서 재수생 A(18)군이 목을 매 숨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 A군은 지난해 수능을 치러 대학에 입학했으나 학과가 자기와 잘 맞지 않자 재수를 선택했다. 하지만 A군은 수능을 준비하며 우울증 증상을 보였고, 8일 수능시험에도 응시하지 않았다.
앞서 7일 대구에선 달서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 삼수생 B(21)씨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했다. B씨는 인근에 사는 학생으로, 삶을 비관하는 듯한 내용을 메모로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아파트 18층에서 B씨의 가방과 휴대폰이 발견된 점, B씨는 성적이 상위권이었지만 최근 성적부진으로 고민했다는 유족 진술 등을 토대로 B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날 경남 남해군의 모 대학 화단에선 고3 수험생 C(18)양이 숨진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C양은 약 1개월 전부터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자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어떻게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두 명도 아니고, 해마다 반복된다” “솔직히 대입이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목숨보다 중요하진 않다”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애들이 죽어나가는데도 어른들은 특목고를 보낸다, 외국인학교를 보낸다 하고 있다”며 “사실상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고 봐야 하는 상황 아니냐. 우리 사회가 죽인 거다.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연진 기자 now@chosun.com]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