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박시후./스포츠서울닷컴DB
[스포츠서울닷컴 | 이다원 기자]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34)가 고소인 A씨를 맞고소하며 사건이 '진실게임'양상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A씨 측은 사건 당일 술 자리에 동석했던 K 씨의 행적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5일 오후 <스포츠서울닷컴>과 단독 인터뷰에 나선 A 씨의 법률대리인 김수정 변호사는 "목 수술한 K씨와 술을 못 마시는 걸로 알려진 박시후가 왜 사건 당일 A 씨에게 술집에서 만나자고 했는지 의문이다"며 "A 씨의 메시지만 공개할 것이 아니라 K 씨와 박시후 사이에 오간 메시지도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K 씨와 A 씨는 친분 있는 사이가 절대 아니다. 두 사람은 지난달 5일 지인의 모임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며 "사건 발생 이틀 전에 K 씨가 A 씨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동생, 나이가 몇 살이지' 등 초면에 오갈 법한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증거로 제출했다. A씨는 사건 당일 K 씨를 두 번째 본 것이고 박시후는 처음 만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 당일 K 씨가 A 씨에게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했다가 오후 10시 4분에 청담동 한 술집으로 약속 장소를 바꿨다"며 "내가 의문을 제기하는 점은 당시 K 씨가 목수술을 해 술을 못 마시는 상태였고 박시후도 이미 언론에서 말한 것처럼 술이 약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하필 술집에서 만나자고 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또 만나자마자 술 마시기 게임을 제안한 것도 박시후였는데 이 부분도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 김수정 변호사가 공개한 A씨와 K씨의 카톡 메시지.
/김수정 법률사무소 제공
김 변호사는 사건 직후 K씨와 A씨 사이에 오간 메시지 내용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K 씨는 언론에 밝힌 바와 같이 자신이 술을 마시지 않아서 직접 박시후 차량을 운전했다고 분명히 진술했다. A씨 역시 K씨가 '수술해서 술을 못 마신다'고 해서 홍초만 마셨다고 기억하고 있다. 양쪽 진술 다 K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점은 일치한다. 그런데 카톡 메시지를 보면 K 씨가 '나도 어제 취해서'라고 말한 내용이 나온다. 그렇게 말한 의도가 궁금하다"고 밝혔다.
A 씨 역시 이 부분에 대한 강한 의문을 갖고 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평소 주량이 소주 3병인 A 씨가 언론에 공개된 것처럼 적은 양의 술을 마시고 기억을 잃었다는 점과 사건 직후 K 씨가 취했다고 거짓말을 한 점, 또 K씨가 카톡 메시지로 '어제 그렇게 마실 줄은 몰랐다', '속은 괜찮아?' 등 A 씨가 마치 술을 많이 마신 것처럼 얘기한 점에서 이상을 느꼈고 그 와중에 선배 B씨와 얘기를 나누며 약물이 투여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했다.
A 씨는 애초 고소가 아닌 신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내가 약물을 먹고 피해를 당한 것 같다"고 신고했고, 이것이 고소로 이어졌다. 김 변호사는 "만약 피해자가 멀쩡했다면 약물이 검사를 통해 안 나올 거란 건 누구보다 잘 알텐데 약물로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고소인의 당시 정신상태를 설명했다.
약물 의혹에 대해선 "신종 약물이 있다. 체내에서 매우 빨리 빠져나가서 검출이 안 된다. 또 자료에 의하면 그 약물은 기억상실을 일으킨다"며 "실제로 A 씨는 '당시 자신이 취기가 올랐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고 어느 순간 기억을 잃었다'고 말했다. 또 그 후 몸상태를 고려해 봤을때 이 약물 투여 증세와 동일하다고 추정하지만 객관적 증거가 없기 때문에 확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상대 측에서 증거가 충분하다고 하시는데 정말 증거로 말씀하셨으면 좋겠다"며 "실제로 피해자의 신빙성을 공격해 쟁점을 만들면 무죄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 "A 씨의 문자 메시지만 공개할 것이 아니라 K 씨와 박시후 사이에 오간 카톡 메시지나 문자 내용도 밝혀져야 하는 것 아니냐. 수사기관에 제출한 의견서에도 이런 내용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지난달 14일 박시후와 술자리를 함께했다가 정신을 잃은 뒤 성폭행을 당했다며 나흘 후 박시후를 고소했다. 또 당시 술자리에 동석했던 박시후의 후배 K 씨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박시후는 "함께 술자리를 갖는 과정에서 서로 호감을 느끼고 마음을 나눈 것일 뿐 강제성은 없었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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