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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주꾸미

[기타] | 발행시간: 2013.03.22일 03:17

끓는 물에 살짝 데쳐 한입에 쏙… 톡톡 터지는 ‘밥알’ 봄맛의 향연

[동아일보]

휴일인 17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읍 특화수산시장. 5일장을 맞은 시장 안 100여 개 점포마다 주꾸미가 넘쳐났다. “알이 꽉 차 있슈. 지금이 제철이니 1kg만 들여가. 응?”

넓은 고무통 안에 들어 있는 주꾸미들은 웅크리거나 다리를 비꼬거나 통 밖으로 기어 나오려 애썼다. 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잽싸게 먹물을 뿜는 놈들도 있었다.

동백꽃이 활짝 피는 3, 4월이면 서해 어장은 주꾸미로 풍성해진다. 특히 ‘봄 주꾸미’의 암놈은 알이 꽉 차 있고 토실토실해 인기가 높다. 이달 말부터 지자체들이 주꾸미 축제를 잇따라 열 예정이다.

○ 신분 상승한 봄철 별미

예전에 주꾸미는 ‘낙지 사촌’으로 여겼다. 조연에 불과했다. 값도 훨씬 쌌다. 그러나 요즘은 봄철 최고의 해산물로 꼽힌다. 바다까지 가지 않더라도 도심 웬만한 식당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중 알이 꽉 찬 서해안 암놈 주꾸미는 최고로 친다. 충남 보령시 수산과 고중길 계장은 “서해안 주꾸미는 대부분 소라껍데기로 잡는다. 줄에 매달아 바다에 던져 놓으면 암놈들이 편안한 안식처로 착각해 산란을 위해 몸을 숨긴다. 건져 올리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소라껍데기로 잡는 주꾸미는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해 그물(낭장망)로 잡는 주꾸미보다 훨씬 신선하고 상태도 좋아 가격을 더 쳐준다.

주꾸미 머리 속의 알은 ‘밥알’이라 불린다. 밥알과 색깔 모양이 비슷해서다. 주꾸미 알은 ‘톡톡’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주꾸미는 한 해 풍년이면 다음 해에는 흉년인 경우가 많다. 올해에는 평년작이다. 19일 보령수협 하루 위탁판매량은 3t 정도. 가격은 산지(소비자가격)에서 kg당 2만7000∼3만 원 정도였다. 중국산은 이보다 7000∼1만 원 싸게 거래되고 있다.

올해 주꾸미 축제는 충남 보령 무창포에서 23일∼4월 14일, 서천 동백정에서 30일∼4월 12일 열린다. 축제기간에는 상차림까지 포함해 kg당(큰 것 7, 8마리) 4만 원 정도. 충남 홍성과 태안, 서산, 당진을 비롯해 전북 군산, 인천 강화에서도 비슷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 살짝 데쳐야 제맛

주꾸미는 회도 좋고 야채를 넣은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것도 좋다. 냉동이라면 매콤한 볶음이 적당하다. 데칠 때는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 오래 끓이면 향과 맛이 사라지고 질겨져 식감도 없어진다. 육수에 넣은 뒤 다리가 연분홍색으로 변하는 순간 잽싸게 다리부터 꺼내 먹어야 한다.

‘주꾸미’라는 말의 정확한 유래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는 속명을 ‘죽금어(竹今魚)’라 기록했다.

주꾸미는 불포화 지방산과 DHA가 풍부해서 두뇌 발달에 좋다. 지방간에도 좋다는 타우린의 보고로도 알려졌다. 한양대 이현규 교수(식품영양학과)는 “주꾸미 타우린은 낙지의 2배, 문어의 4배, 오징어의 5배이며 지방이 적고 칼로리도 낮다”고 설명했다.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수천 점의 고려청자를 발견한 것도 주꾸미였다. 어민들이 건져 올린 주꾸미 빨판에 청자가 달라붙어 있었던 것이다.

서천=이기진 기자·한중양식 조리기능사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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