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양쪽 허벅지 사이 회음부에 가려움을 느끼는 여성들이 있다. 이 증상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완화되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몸에 딱 붙는 바지를 입으면 가려움이 다시 시작된다. 실제로 우리나라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3.2%가 회음부가 가렵거나, 냄새가 나거나, 질 분비물 양이 많아지는 증상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 [헬스조선]사진=조선일보 DB
회음부의 가려움증이나 냄새 등의 원인은 질염일 경우가 많다. 질염은 곰팡이, 세균, 대장균 등에 감염돼 발생한다. 특히 외음부가 습하거나 청결하지 않으면 균이 질 속으로 잘 침투해 질염에 걸릴 가능성이 더 커진다. 질염은 특히 환절기에 잘 발생한다. 환절기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하기 좋은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박테리아, 곰팡이 등이 생식기에 증식해 생기는 '질염'은 질 주위의 가려움, 따가움 등을 유발하며, 희거나 약간 노란 덩어리 형태의 질 분비물 등이 나오기도 한다.
질염은 성인만 걸리는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지난해 한국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2012년 기준으로 질염의 연령별 진료 환자 분석 결과 10대가 5만 3065명에 달했으며, 10세 이하의 어린이에게서도 드물지 않게 생긴다. 특히 어린이는 질벽이 얇고, 질의 입구를 막아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는 대음순·소음순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세균에 노출되기 더욱 쉽다. 만일 10대 때 질염이 발병했다면 이후 재발할 위험이 있으므로 미리 관리해야 한다.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음부가 습하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 레깅스나 스타킹 등 몸에 꽉 끼는 옷을 입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속옷을 면 소재를 착용하고, 건조에 신경써야 한다. 너무 자주 씻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질 안에는 유익균이 있어 유해균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데, 질 안쪽을 물로 자주 씻으면 유익균까지 씻겨 내려가 바이러스의 침투에 대비할 수 없다. 특히, 알칼리성 비누를 이용해 씻으면 약산성인 질의 pH 농도가 중성으로 변해 질염에 취약해지므로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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