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치산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지난 25일 정협 상무위원 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국의 반부패 척결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고위급 관리에 대한 반부패 조사 지속여부에 대한 질문에 의미심장한 대답을 해 귀추가 주목된다.
홍콩 명보(明报)의 보도에 따르면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이하 기율위) 서기 겸 중앙저치국 상무위원은 지난 25일 오후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70분 동안 따로 준비된 원고 없이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상임위원이 왕치산 서기에게 "저우융캉(周永康)이라는 늙은 호랑이(고위급 관료)를 처리한 후에 더 큰 호랑이가 있냐?"고 질문하자, 왕 서기는 웃으며 "앞으로 차츰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부정부패를 저지하는 것과 관련해 "현재 관료들은 함부로 비리를 저지를 수 없는 상태이지만 홍콩과 싱가포르의 제도를 배워 제도적으로 비리를 저지를 수 없게 되기를 바라며 최후에는 관료들이 비리를 저지를 생각조차 못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상무위원이 "2012년 제18차 당대회 이전의 부패행위는 조사하지 않을 수 있냐?"고 질문한 데 대해 왕 서기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답하고는 "(다만) 누구나 차별없이 대해야 하며 부패는 부패이므로 반드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공산당 기율위 서기가 정협 상무위원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회의에서 반부패가 의제로 다뤄진 것도 처음이다. 또한 회의에서 기율위 서기가 상무위원들로부터 질의응답을 받은 것 역시 처음이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