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베네 매장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한 농민공들이 카페베네 상하이 지사 사무실에 "피땀 흘려 번 돈을 돌려달라", "공사대금을 갚지 않으면 설을 보내러 집에 갈 수 없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국내 커피 프렌차이즈 카페베네(Caffebene, 咖啡陪你)가 중국 현지의 인테리어를 담당하고 있는 건설업체에 10억원이 넘는 인테리어 공사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사실이 중국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인민일보 인터넷판 인민넷(人民网)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카페베네 매장의 중국 현지 인테리어를 맡아온 타이저우아오양(泰州澳洋) 건축인테리어공정유한공사 소속 농민공들은 지난해 6월부터 상하이, 장쑤(江苏), 저장(浙江) 등 직영매장의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결국 상하이 카페베네 사무실을 찾아가 현수막을 내걸고 공사대금을 내놓으라고 독촉했다.
현수막에는 "농민(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을 돌려달라", "공사대금을 갚지 않으면 설을 보내기 위해 집에 돌아갈 수 없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타이저우아오양 장아이핑(姜爱萍) 법인대표는 인민넷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카페베네로부터) 28개 프로젝트를 하청받아 일을 진행해왔는데 대금 전부를 지급한 것은 6개에 불과하며 10개는 일부, 나머지 12개는 단 한 푼도 지급받지 못했다"며 "계약서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605만위안(10억5천584만원) 가량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타이저우아오양은 상하이, 장쑤(江苏), 저장(浙江) 등 여러 매장의 실내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해왔다. 그런데 카페베네는 지난해 6월부터 인테리어 계약에 따른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
실례로 카페베네와 계약한 항저우(杭州) 린핑중신(临平中信) 매장 인테리어 계약서 복사본에 따르면 대금은 57만위안(9천948만원)이며 공사가 합격 판정을 받으면 대금의 95%를 납부하고 나머지 5%는 내부 결함이 있을 것을 대비한 보증금으로 2년 내 납부토록 돼 있다.
이 매장의 인테리어 공사는 지난해 8월 15일 마무리 된 후 9월에 정식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계약대로라면 타이저우아오양 측은 54만1천5백위안(9천450만원)을 받아야 하나 현재까지 받지 못했다.
장 법인대표는 "지난 1월부터 카페베네 측에 대금 지불을 독촉했으나 이들은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고 결국 자금사정이 급한 근로자 대표가 지난주 상하이 사무실을 방문해 다시 이를 독촉했지만 이들은 대표와 상의 후에 다시 알려주겠다며 이들을 돌려보냈다"며 "지난 4일에 다시 사무실을 찾아갔더니 카페베네 측은 '사장이 베이징으로 갔고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가라. 비행기값은 청구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부문 관리자 리(李) 씨가 와서는 '오늘부로 회사 전체가 휴가이며 휴가가 끝나면 직원들 모두 베이징으로 간다'고 말했다"며 "이날 회사 사무실에는 우리 담당직원과 보안요원 1명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신문 역시 "사무실로 가 보니 회사에는 간부, 직원 하나 보이지 않고 텅텅 비어 있었으며 '카페베네'를 대표할만한 고위급 간부 하나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카페베네 본사측 관계자는 인민넷과의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송(宋)모 씨는 인터뷰에서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아직까지 (인테리어 공사에 대한) 전체 검사가 끝나지 않은 데다가 이번 일을 담당한 농민공들의 요구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라며 설명했다.
이어 "회사에서는 이미 이들에게 비용을 부담할테니 베이징으로 오라고 말한 상태"라며 "본사가 베이징에 있고 사장도 베이징에 있기 때문에 돈을 주더라도 베이징 쪽에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이 사무실을 점거하고 있어 직원들이 정상적으로 출근할 수 없는 상태"라며 "우리 쪽에서도 이와 관련해 많은 자료가 있고 사실이 있는 그대로 알려지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온바오 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