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동안 캠핑카로 세계일주를 계획
춘섭씨가 칭다오에 도착해 캠핑카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흑룡강신문=칭다오)김명숙 기자=잘 나가던 회사의 지분과 살던 아파트를 팔고 아내와 두살난 딸애를 데리고 세계여행의 스타트를 떼어 중국 미디어와 위챗을 화끈 달군 조선족 청년이 일전 칭다오에 도착했다.
지난 8월 24일 화제의 주인공 주춘섭(34세)씨 한가족은 캠핑카를 몰고 칭다오에 다다랐다. 이에 앞서 이들은 8월 2일 선전을 시작으로 이미 차오찬(潮汕), 산웨이(汕尾), 산터우, 사먼, 푸저우, 온저우, 이우, 항저우, 상하이, 쑤저우, 난징, 롄윈강, 르자오 등 10여 개 도시에 발자취를 남겼다.
주춘섭씨는 길림성 도문시 출신으로 상하이에서 이벤트 사업을 10여 년 간 해왔으며 넓은 아파트와 자가용을 마련해놓고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었다. 매일 숨가쁘게 회사일에 뛰어다니다보니 미처 딸애와 놀아줄 시간도 없어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두살난 딸애 소은(小恩)이가 더 크기 전에 세계를 일주하는 여행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이제라도 딸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다면 어느새 딸애는 훌쩍 커있을 것입니다.”
그의 계획이 알려지자 사회 각계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었다. 특히 버드카(小鸟房车) 사장 장펑쥔(长冯俊)은 가장 낮은 원가로 캠핑카 한대를 제공해주었다. 많은 사람들의 박수 응원속에서 이들 가정의 세계 여행이 마침내 스타트를 떼게 되었다.
하지만 여행길은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작은 차안에서 샤와도 하고 요리, 빨래도 해야 하니만큼 쉽지만은 않았다. 비오는 날엔 움직일 수 없었고 옷을 말리는 것도 문제였다. 어쩌다 전기나 물이 끊기는 날에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딸애와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했기에 어렵지않게 넘길 수 있었다. 그 와중에 함께 사업할 파트너나 함께 여행에 동참할 일행을 찾을 생각으로 춘섭씨는 마냥 가슴이 부풀어있었다.
한편 낯선 사람에게는 인사를 전혀 못하던 딸애가 밝은 모습으로 길가는 사람에게 인사도 하고, 처음 보는 친구 손도 잡으며 하루하루 밝게 변해가는 딸애의 모습을 보면서 춘섭씨는 이 길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의 다음 역은 옌타이, 거기서 다롄, 창춘, 도문, 연길을 거치고 다시 베이징, 톈진 등 중국의 다른 도시들을 둘러본 후 내년 하반년부터 한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코스를 밟을 예정이다.
한편 어디가 종점이고 또 모든 코스를 완주한 5년후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아직 마련이 없다는 주춘섭씨는 여행이 끝나는대로 그간 겪은 사연들을 묶어 책으로 출판하겠다고 밝은 모습으로 말했다.
/ 김명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