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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보람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12.19일 14:54

세상에 학생이 없는 교원이 어디에 있으며 제자가 없는 스승이 어디에 있으랴. 때문에 가르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상투적으로 꾸준히 자기직업에 충성하며 평범하게 평생을 살아가는것이 아니겠는가. 가르침의 평범한 일상에서도 때론 학생들의 진보에 기뻐하고 제자들의 성장에 보람을 느끼고 자호감을 가지게 된다.

우연한 일치인지는 몰라도 20여년전에 가르친 시골제자들이 연변에서 수천리 떨어진 천진시에서 개최하는 동창생모임에 우리를 초청했다. 청빈한 교원들이 교통비때문에 저어할가봐 제자들은 왕복항공권까지 보내면서 념려했다.

제자들의 초청을 받은 우리 5명 교원들은 2박3일 일정으로 12월 11일 오후 연길 ㅡ 천진행 BK-2748호 비행기에 탑승하여 심양공항을 걸쳐 8시10분에 천진공항에 착륙하였다.

천진공항문어구에서 마중나온 제자 남광일군과 만나 뜨거운 인사를 나누고 그의 안내로 소형뻐스에 몸을 실었다. 우리 일행을 태운 뻐스는 천진공항을 빠져나와 천진시가지를 향해 질주하였다.

목적지인 천진시남경로에 자리잡은 아송호텔에 도착하자 전국 각지에서 모여온 로두구진제2중학교 1996기 20여명 제자들이 달려나와 뜨겁게 맞아주었다.

이 호텔 3층에 자리잡은 식당의 단칸방에서 20년만의 재회를 새삼스레 경축하면서 우리는 사생지간에만 할수 있는 수많은 대화들을 나누기 시작하였다.

이번 동창생모임의 조직자의 한사람인 남광일군이 심수, 상해, 성도, 하문, 청도, 대련, 천진, 연변 등 전국각지와 한국에서 날아온 동기들을 일일이 소개하고 시골에서 대도시로 진출하여 기업인, 상업인, 기술인, 회계사, 직원, 교원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창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고 서로 돕고 서로 방조하면서 글로벌시대에 민족의 전통문화를 살리면서 떳떳하게 살아가려는 취지로 모인 이번 활동의 시작을 선포하였다.

전체 참가자들은 기립하여 “선생님 들창가 지날때마다”를 소리높이 합창하였다. 오래만에 제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우리-시골교원들의 심정은 몹시 격동되였다. 아송호텔이 들썽하게 울려퍼진 노래가 끝나자 제자들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술잔에 듬뿍 담아 두손으로 받쳐들고 권한다…

시골농촌인 로두구진에서 태여나 여러가지 열악한 환경을 용하게 이겨내고 훌륭히 성장한 제자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심정은 더없이 흐뭇했다. 사제지간, 동창생지간에 만남의 기쁨을 어찌 한마디로, 한입으로 다 표현하랴. 서로 얼싸안고 학창시절의 추억을 끄집어내 깔깔 웃으며 이야기 꽃을 피워가는 제자들은 서로서로 살아온 이야기와 살아가는 이야기로 밤 깊어가는 줄 몰랐고 사회의 어엿한 주역으로 성장한 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우리들도 오래도록 잠을 이룰수 없었다.

이튿날 아침, 이번 모임의 조직자의 한사람인 강소성소주시 GIC회사 총경리 김청수는 자신의 회사에서 만든 실내의를 참가자들에게 통일복으로 나누어주고 관광뻐스에 안내했다.



청말 이딸리아군영옛터.

유구한 력사문화를 자랑하는 천진시의 이딸리아백년거리는 아주 잘 보전되였다. 독일인 맥주점을 비롯한 서양식의 건축물은 특색이 있었는데 이딸리아 군영을 보면서 중국근대사의 치욕을 되새겼고 청말의 유명한 정치 활동가, 계몽사상가이며 무술변법(100일유신)의 령수의 한명인 량계초의 전시관과 옛집, 동북군 사령 장학량과 조녀사가 살던 옛집, 천진인들의 호화롭고 부유함을 자랑한다는 도자기건축물, 고전문화거리, 천후궁, 계몽사상가 엄복의 동상, 해하기슭의 놀이터, 중국식고전풍이 흥성거리는 상업거리 등등을 돌아보면서 우리는 천진시의 력사문화 발굴과 보전 정도에 놀랐고 력사문화로 관광산업을 이끄는 그들의 지혜에 감탄했다.

우리는 한식관에서 점심을 먹고 한국국제학교 체육관으로 이동하였다. 동창생모임 일환으로 체육관에서 다채로운 체육유희활동을 마련한것이다. 모두가 20년전의 학창시절로 돌아가버렸다. 남녀학생 다리 묶고 달리기, 훌라후프돌리기, 줄뛰면서 이어달리기, 사람 업고 이어달리기, 배구… 종목마다 제자들은 그렇듯 진지하게 림했다.

우리 조선족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운동종목은 축구다. 이날 가장 재미 나는 활동 역시 축구였는데 제자들은 남녀 혼합축구를 클라이막스로 내놓았다. 두팀으로 나누어서 차는데 꼴은 녀자만 넣는다는 규칙때문에 모두들 진땀을 흘렸고 승부는 좀처럼 갈리지 않았다. 결국 승부와는 관계없이 모두의 얼굴에는 기쁨이 넘실거렸다.

오락활동이 끝나고 우리는 천진시 1993 술집으로 이동하였다. 제자들은 지난날의 자신들의 담임교원들에게 기념품을 드리고 기념찰영을 남겼다. 그리고는 다같이 축배의 잔을 높이 들고 저마다의 꿈과 바라는 바를 기원하면서 노래와 춤으로 천진의 밤을 불태웠다.

이튿날 아침 우리는 호수우에 건설된 412메터 높이 천탑에 올라 천진시를 굽어보고 천진시 하서구에서 제자 김광철이 경영하는 한국성 독도한식관으로 이동하였다. 김광철사장은 동생창모임의 전체 참가자들앞에서 갈고닦은 료리솜씨를 자랑하면서 군침이 슬슬 도는 큼직한 상을 차렸다. 그는 안해와 딸과 함께 우리에게 술잔을 권하면서 스승님의 가르침에 감사를 거듭 드렸다.



천진시하서구 한국성내 독도한식관에서.

천진의 밤은 짧고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우리가 20년만에 만난 재회의 기쁨에 흠뻑 도취될 사이도 없이 리별의 시간은 소리없이 그렇듯 빨리 다가왔다.

이번 동창생모임의 리더인 남광일 총경리는 이번 모임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되였다고 긍정하면서 앞으로 기업인으로서 교류, 소통을 취지로 호상 발전을 도모하고 호상 도움이 될수 있도록 동창생들이 좋은 모임을 만들어갈것을 약속하고나서 우리 일행을 북경공항까지 배웅했다.

시골에서 자란 철부지 제자들이 개혁개방의 물결을 타고 농촌에서 대도시로 이동하여 꾸준한 노력으로 이루어낸 성과와 변화는 매우 컸다. 모임에 참가한 20여명중에 9명의 제자가 회사의 총경리였고 1명이 회사대표였으며 나머지 역시 기술일군, 회계사, 교원 등 직책을 맡고 자신들의 일터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20년전의 제자들과 함께 한 2박3일은 너무나 짧은 시간이였지만 그들의 몸에서 읽은 성장과 변화는 너무나 큰것이여서 감회가 너무나 깊다.

이 세상 모든 제자들의 발전과 성장은 이 세상 모든 스승들의 자랑과 보람이 아니겠는가?

글/사진 김정섭특약기자

편집/기자: [ 김태국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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