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인 부부에 이어 인천공항 보안을 뚫고 밀입국한 베트남인은 자동 출입국 심사대를 유유히 통과했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편리함을 앞세워 자동 심사대를 계속 늘려왔는데 보안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베트남 국적의 남성 25살 A 씨의 밀입국 통로가 된 자동 출입국 심사대.
심사관 대면 없이 여권과 지문 인식, 얼굴 촬영만 마치면 15초 안에 국경을 통과하는 방식입니다.
편리하고 신속한 출입국 심사를 위해 지난 2008년 도입된 뒤 계속 확대 설치됐습니다.
지금은 인천공항을 비롯한 전국 6군데 공항과 항만에 모두 100대 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 법무부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내년까지 자동 출입국 심사대를 160대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 베트남인 밀입국 과정에서 보듯이 보안 체계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높이 1m 남짓의 유리문은 별다른 도구 없이도 사람 힘만으로 열렸습니다.
게다가 사건 당시 주변에는 보안요원조차 없어 잠시 울린 경보음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평상시에도 보안요원 1명이 여러 대의 자동 심사대가 설치된 구역 전체를 관리하는 실정입니다.
[법무부 관계자 : 인력 대체 효과를 주고 승객들이 출입국 심사관을 보지 않는 편리함을 생각해서 자동 심사대를 만들었는데 보안은 취약합니다.]
법무부는 잇따른 밀입국을 계기로 자동 심사대 주변에 고정으로 보안 요원을 배치하는 등 공항 보안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자부하는 사이에 출입국 보안은 사실상 엉망이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