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한국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의 여권정보를 브로커에 판 여행가이드와 브로커에게 사들인 개인정보로 선불폰을 개통한 뒤 대포폰으로 유통시킨 통신판매업자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고 헤럴드경제가 보도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1월부터 제주도에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의 개인정보를 중국 브로커에게 판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여행사가이드 5명을 검거하고 김모(38) 씨등 3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브로커로부터 중국인들의 여권정보를 사들여 별정통신사에서 선불폰을 개통하고 이를 대포폰으로 판매한 통신판매업자 10명을 검거하고 박모(31) 씨 등 2명을 구속했다.

　　　유출된 중국인 관광객 여권 사진 및 중국인 관광객 명의의 선불폰 개통신청서. [사진제공=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경찰에 따르면 관광통역안내사인 중국동포 김 씨는 제주도에서 가이드로 활동하며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권을 사진 찍어 이미지 파일과 입국정보를 중국 브로커에서 1매당 1만~1만5000원(한화, 이하 동일)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 등은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에게 호텔 숙박 접수 시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여권을 회수해 여권정보를 유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 등 통신판매업자들은 중국 브로커로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권정보를 1매당 6만~7만원에 사들여 관광객 명의로 선불폰을 개통해 대포폰으로 유통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브로커로부터 6만~7만원에 사들인 여권사본 400여매로 총 800여대의 대포폰을 7만원 정도에 개통ㆍ판매해 약 5000여만원 상당의 이득을 취했다.

　　현행법상 통신사별 선불폰의 가입회선은 1대로 한정돼 있지만 박씨는 기간통신사의 망을 빌려쓰는 별정통신사는 서로 고객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허점을 노려 하나의 명의로 여러 대의 선불폰을 개통했다.

　　이렇게 개통한 선불폰은 대부분 대포폰으로 판매돼 보이스피싱 같은 사기범죄나 성매매, 도박 등의 범죄에 이용됐다. 이들이 유통시킨 대포폰은 약 3000여대에 이른다.

　　경찰은 “외국인 명의의 선불폰 개통 시 입국 사실만 확인하고 체류기간이나 목적 등을 조회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대포폰으로 이용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중국에 있는 브로커를 계속 추적하는 한편, 검거된 피의자 외에 중국인 관광객의 여권정보를 판매하는 여행사 가이드와 대포폰을 유통시킨 통신판매업자들이 더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