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에 처한 그리스가 아직 러시아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중부도시 우파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끝내고 연 기자회견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러시아에 금융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러시아가 다른 나라에 금융 지원을 할 수는 있으며 실제로 일부 국가들을 지원했다"면서 그러나 "그리스는 근본적 성격의 결정을 내려야 하며 문제는 돈이 아니라 경제 발전 원칙, 파트너들과의 문제 해결 원칙 등을 결정해야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중국 금융 시장 동요 문제와 관련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이번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중국 지도부는 현 상황을 아주 차분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나는 중국 금융 시장에 큰 문제가 없다는 시 주석의 평가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여전히 세계 경제의 견인차로 남아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란 핵협상이 조만간 타결되길 기대한다면서 이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이란이 국제 원유 시장으로 돌아오더라도 주요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는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 지역의 분리주의자들과 직접 대화할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지난 2월 체결된 민스크 평화협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우파 회의를 끝낸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SCO 6개국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이란 핵협상의 성공적 마무리와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 없이 특정 국가에 대한 압박 도구로 경제제재가 이용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비난했다.
정상들은 이밖에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확장 계획에 대해 "국제 안보에 해를 끼치고 국제 정세를 불안정하게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SCO 회원국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그동안 참관국 지위에 머물렀던 인도와 파키스탄을 정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절차를 개시하기로 합의하고 관련 문서에 서명했다.
대화 파트너였던 벨라루스는 참관국으로 승격됐으며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캄보디아, 네팔 등이 새롭게 대화 파트너 지위를 획득했다.
지금까지는 인도, 파키스탄, 이란, 아프가니스탄, 몽골 등이 참관국으로 벨라루스, 터키, 스리랑카 등은 대화 파트너로 SCO 활동에 참여해 왔다.
이날 SCO 정상회의를 앞두고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의 회원국 지위 획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이후 태도를 바꿔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카리모프는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이 SCO의 새 회원국이 되는 것은 정치적 지형을 바꿀 뿐 아니라 국제 세력 균형을 변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이 문제를 더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SCO 정상회의 연설에서 역내 주요 안보 위협으로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꼽으며 "10여 년에 걸친 다국적군의 아프가니스탄 주둔이 현지 상황의 질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현지 상황 악화가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이밖에 SCO 정상들이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경제연합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과 중국 주도의 '실크로드 경제권' 프로젝트의 통합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외신
료녕신문